삼성자산운용의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 선물 연계 상장지수펀드(ETF)에 투자한 일부 투자자들이 ETF 운용방식 변경에 따른 피해를 봤다고 주장하며 집단 대응을 예고하고 나섰습니다.
반면 삼성자산운용 측은 운용방식 변경이 투자 위험을 사전에 방지하고 투자자를 보호하기 위한 조치였다는 입장입니다.
오늘(24일) 청와대 국민청원 홈페이지에는 '삼성자산운용 KODEX(코덱스) WTI원유선물(H)의 임의적인 종목 구성 변경으로 인한 피해'라는 글이 올라와 이날 오후 2시 현재 2천500여명의 동의를 얻었습니다.
청원인은 청원 글에서 "회사 측이 상품 설명서와 다르게 임의로 ETF 구성 종목을 변경함으로써 주주들에게 심각한 피해를 줬다"고 주장했습니다.
당초 이 ETF는 WTI 원유선물 6월물 위주로 구성돼 있었는데, 여기에 7·8·9월 등 다른 월물의 원유 선물이 사전 공지 없이 편입되면서 투자자들의 손해를 초래했다는 것입니다.
공교롭게도 6월 인도분 WTI는 최근 이틀 연속으로 20% 가까이 반등했으나 운용 방식을 변경한 데다 단일가 매매가 이뤄지고 있는 코덱스 WTI 원유선물 ETF는 지난 23일 하루 4.29% 오르는 데 그쳤습니다.
이에 따라 일부 투자자들은 삼성자산운용을 상대로 손해배상 청구 소송을 제기하겠다고 나섰습니다.
이들이 집단 대응을 위해 개설한 인터넷 카페에는 현재 800여명이 가입했으며 이 가운데 360여명이 게시글을 통해 소송 참여 의사를 밝힌 상태입니다.
그러나 삼성자산운용 측은 이번 조치는 투자자의 이익을 보호하기 위한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ETF가 담고 있는 원유선물의 가격이 마이너스로 떨어질 경우 투자자는 투자 원금을 모두 잃을 수 있기 때문입니다.
또 기초지수를 추적하는 방법은 운용회사의 재량에 따른 판단으로 변경될 수 있으며, 최근월물이 아닌 상품을 편입한 데에도 규정상 문제가 없다는 것이 삼성자산운용 측의 설명입니다.
회사 측 관계자는 "해당 ETF는 만기가 가장 가까운 선물로 구성되는 기초지수의 변동률과 유사하도록 운용하는 ETF"라며 "그동안 최근월물을 주로 편입했던 것은 사실이지만 이번에는 투자자 보호를 위해 다른 월물의 상품으로 리밸런싱을 진행한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이어 "(구성 종목 변경을) 미리 고지하면 이상 매매나 추적매매를 유발할 위험이 있어서 기관 입장에서는 예고하기가 쉽지 않다"고 덧붙였습니다.
앞서 삼성자산운용은 KODEX WTI 원유선물(H) ETF의 운용 방식을 변경해 현재 기초지수 구성 종목인 6월물 외에 다른 월물의 원유 선물을 편입했다고 어제(23일) 오전 홈페이
이는 최근 국제유가가 사상 처음으로 마이너스(-)까지 떨어지는 등 급등락을 이어가면서 투자 위험이 높아진 데 따른 조치입니다.
이와 관련해 금융당국의 경고도 이어지고 있습니다. 금융감독원은 지난 23일 WTI 선물 연계 ETN·ETF 상품에 대해 가장 높은 수준인 '위험' 등급의 소비자경보를 발령했습니다.
[MBN 온라인뉴스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