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 안준철 기자
‘졸렬택’은 프로야구 현역 최고참 박용택(41·LG트윈스)에게 유쾌하지 않은 별명 중 하나다. 2009시즌 타격왕 밀어주기 논란 때문에 붙은 별명이다. 결과적으로 선수 생활을 마무리하는 박용택의 발목을 잡은 결정적 이유가 되고 말았다. 박용택이 뒤늦게나마 사과했지만, 냉정했던 팬심만 더 확인한 모양새가 됐다.
8월 들어 뜨거워진 2020 KBO리그 순위 경쟁만큼 ‘박용택 은퇴투어 논란’도 프로야구의 핫한 이슈였다. 고려대를 졸업하고 2002년 LG에 입단한 박용택은 19년 동안 LG에서 활약한, LG를 대표하는 프랜차이즈 스타다.
2년 전 박용택은 프리에이전트(FA) 신분으로 LG와 계약하면서 2020시즌을 마지막으로 현역 생활을 접겠다고 공언했다. 2178경기에 출전해 2478안타를 때리면서 프로야구 사상 개인 통산 최다 안타 기록을 가지고 있는 박용택이다. 한국프로야구선수협회(이하 선수협) 이사회에서는 박용택의 은퇴투어에 대한 논의가 있었다.
↑ 박용택이 정정당당하지 못했던 타격왕 등극 과거를 11년 만에 사과했지만 여론은 싸늘하다. 사진=MK스포츠DB |
하지만 박용택은 신인 시절이던 2002년 한국시리즈에 출전한 게 전부였고, 팀은 준우승에 그쳤다. 2006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에 대표팀에 선발됐지만, 대타 정도로만 출전했다. LG에서는 대단한 위치이지만, 리그 전체적으로 따지면 경쟁력이 약한 것이 사실이었다.
특히 2009년 박용택이 타격왕에 올랐던 과정들이 다시 논란이 됐다. 그해 박용택은 롯데 자이언츠 소속이던 홍성흔(44·은퇴)과 타격왕 경쟁을 펼쳤다. LG 투수들은 롯데를 상대할 때마다 홍성흔을 볼넷으로 걸러내며 안타를 칠 기회를 주지 않을 때 박용택은 타수를 줄여 타율을 관리했다. 그 결과 박용택은 타율 0.372를 기록해 0.001차이로 홍성흔(0.371)을 밀어내고 타격왕을 차지했다.
후폭풍이 거셌다. 국내 프로스포츠에서 가장 열성적인 팬덤을 보유한 롯데, 홍성흔의 전 소속팀인 두산 베어스를 포함한 야구팬들은 인터넷뉴스 댓글과 커뮤니티 게시글로 박용택에게 십자포화를 가했다. 박용택의 타율 관리는 ‘졸렬하다’는 비난으로 이어졌다. ‘졸렬택’이라는 별명이 나온 배경이다.
결국 박용택은 은퇴투어를 하지 않기로 했다. 11일 잠실구장에서 열리는 KIA타이거즈전에 앞서 취재진과 인터뷰를 통해서도 11년 전 정정당당하지 못했다는 비난에 “그때는 그랬던 것 같다. 정확한 말이다. 충분히 모든 사람들이 그렇게 생각할 수 있다”고 인정했다.
이제 박용택은 LG의 한국시리즈 우승 이후 아름다운 마무리를 하고 싶다는 속내를 내비쳤다. 자신의
하지만 여전히 11년 전 타격왕 밀어주기 논란에 대해 ‘비난은 영원하다’고 지적하는 팬들도 있다. 냉정한 팬심은 시간이 지나도 여전하다는 걸 보여주는 씁쓸한 은퇴투어 논란이었다. jcan1231@maekyung.com[ⓒ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