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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용 취소될까요?"…LH 투기 논란에 애타는 취준생들

기사입력 2021-03-10 16:49 l 최종수정 2021-03-10 16:52

경찰, LH 광명시흥사업본부 압수수색 종료 / 사진=연합뉴스
↑ 경찰, LH 광명시흥사업본부 압수수색 종료 / 사진=연합뉴스

직원들의 불법 투기 의혹이 일파만파 커지면서 당초 3월로 예정돼 있던 한국토지주택공사(LH) 상반기 공채 진행 여부가 불투명해졌습니다.

LH 본사를 비롯한 지역본부 압수수색이 진행된 상황에서 채용 연기 혹은 취소 가능성이 제기되면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로 최악의 취업난을 겪고 있는 애꿎은 청년들만 피해를 보게 됐다는 지적이 나오는 상황입니다.

◆ "채용 취소 될까요?"…애타는 취준생들

오늘(10일) 복수의 온라인 취업 커뮤니티에는 LH 채용 진행 여부를 묻는 글이 다수 올라와 있습니다. 이날 취업 카페와 커뮤니티에는 "LH가 3월에 채용한다고 했는데 가능하려나", "요즘 어수선해서 예정대로 채용할까요?", "LH 사태로 채용이 밀릴 가능성이 있나요?" 등의 글이 올라왔습니다.

당초 LH는 지난 1월 `2021년 채용 사전안내`를 통해 올 상반기 300여 명(체험형 인턴 제외) 규모의 채용을 실시한다고 밝혔습니다. 3월 채용공고를 시작으로 4∼5월 서류·필기전형, 5월 면접전형을 거쳐 6월 임용할 계획이었습니다. 예정대로라면 3월 중 채용공고가 나와야 하지만, 현재 LH 채용 홈페이지에는 관련 글이 게재돼 있지 않습니다.

특히 LH의 올해 채용이 더욱 주목받은 이유는 지난해 예정했던 것보다 채용 규모가 250명 늘었기 때문입니다. 하반기 200여명과 체험형 청년인턴 700여명을 포함하면 올해 채용 규모만 1200여명입니다. 코로나19로 침체한 취업 시장에 활력을 불어넣겠다는 의도였습니다.

지난 1월 LH가 공지한 2021년 채용 사전안내 / 사진=LH
↑ 지난 1월 LH가 공지한 2021년 채용 사전안내 / 사진=LH

하지만 LH 직원들의 불법 투기 의혹 사태가 날이 갈수록 커지면서 현재 상반기 채용 여부는 불투명해진 상황입니다. 조사 지역과 대상이 대폭 늘어나고 수사가 장기화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오면서 채용에 악영향을 끼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됩니다.

한 취업사이트 운영 관계자는 "회사 상황에 따라 채용이 취소되거나 연기되는 일은 자주 있는 경우"라며 "현시점에서 미뤄봤을 땐 LH가 채용을 취소하기보다는 하반기로 미룰 가능성이 크다"고 분석했습니다.

이같은 우려에 LH 관계자는 "상반기 채용에 대해선 현재 검토 중에 있다"며 "채용이 미뤄지거나 취소 여부와 관련된 사항은 현재 확정된 바가 없다"고 말했습니다.

◆ 가뜩이나 채용 줄이는데…취준생들 "절망적"

LH의 상반기 채용이 아예 취소되는 최악의 시나리오가 발생하면 취준생에겐 큰 타격이 될 것으로 보입니다. 코로나19 여파로 가뜩이나 공공기관의 채용이 줄어드는 상황에서 이들은 "절망과도 같다"고 울분을 토했습니다.

지난 4일 고용노동부가 발표한 `공공기관 청년 고용 현황`에 따르면 지난해 청년고용의무제 적용 대상 공공기관(지방공기업 포함) 436곳의 청년(만 15∼34세) 신규 채용 인원은 2만2798명이었습니다. 2019년만 해도 공공기관 442곳의 청년 신규 채용 인원은 2만8689명으로 정원(38만5862명)의 7.4%였습니다. 청년고용의무제 적용 대상 공공기관의 청년 신규 채용 규모가 지난해 5891명 감소한 것입니다.

청년고용의무제는 공공기관이 해마다 정원의 3% 이상을 청년으로 신규 채용하도록 한 제도로, 청년고용의무 기준에 미달한 공공기관은 명단이 공개됩니다. 구조조정 기관 등은 제외돼 매년 적용 대상에 소폭의 변동은 있습니다.

노동부는 지난해 공공기관의 청년 신규 채용 규모가 감소한 데 대해 "2018∼2019년 청년 신규 채용 실적의 상대적 증가에 따른 기저효과와 코로나19 등 복합적 요인에 따른 것"이라고 분석했습니다.

취업 커뮤니티에 올라온 채용 문의 게시글 / 사진=네이버 온라인 커뮤니티]
↑ 취업 커뮤니티에 올라온 채용 문의 게시글 / 사진=네이버 온라인 커뮤니티]

LH 사태가 걷잡을 수 없을 정도로 확산되자 공기업 취업을 아예 포기하겠다며 허탈감을 표하는 취준생도 있었습니다. 한 온라인 커뮤니티 회원은 "내가 공기업을 꿈꿨지만 이렇게 더럽고 치졸한 곳인 줄 몰랐다"며 "억대 연봉을 줘도 안간다. 너무 실망했다"고 밝혔습니다.

또 다른 회원은 LH 직원으로 추정되는 사람이 시민들을 조롱하는 글을 캡쳐해 올리면서 "내가 아무리 급하고 취업이 안 되도 이 같은 XXX 같은 곳은 안 간다"라고 적었

습니다.

LH를 비꼬는 글도 다수 올라와 있었습니다. 취업 전문 카페에는 "판사, 검사, 의사, 삼성·LG 대기업 임원을 능가하는 게 LH 직원 아닙니까?", "LH 입사하면 3대가 일 안하고 놀고 먹을 수 있다는데 맞나요", "결혼정보회사에서 LH는 최고등급인 1등급으로 분류되는 겁니까" 등의 뼈있는 농담이 오가기도 했습니다.

[디지털뉴스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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