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스토어, SK쉴더스 등 SK그룹 계열사들이 연이어 기업공개(IPO)에 나선다. 주춤했던 공모주 시장에 훈풍을 가져올 수 있을지 주목된다. 연초 이후 기관투자자들의 옥석 가리기가 본격화되면서 공모 기업들은 저마다 상반된 성적표를 받고 있다.
31일 원스토어와 SK쉴더스는 금융위원회에 증권신고서를 제출하고 본격적인 공모 절차에 돌입했다. 희망 공모가는 원스토어 3만4300~4만1700원, SK쉴더스 3만1000~3만8800원이다. 공모 규모는 각각 1620억~1970억원, 4480억~5608억원이다. 두 회사 모두 4월 중 공모가 산정을 위해 기관 수요예측을 실시한다. 일반 청약은 원스토어 5월 2~3일, SK쉴더스 5월 9~10일로 예정돼 있다.
한 증권사 IPO본부장은 "두 회사가 나란히 같은 날에 상장 심사를 승인받고 증권신고서를 제출했다"며 "기관들의 수요가 분산될 수도 있어 보이는 상황"이라고 분위기를 전했다.
투자은행(IB) 업계에선 두 회사의 공모 가격이 비교적 합리적인 수준이라 보고 있다. 일각에서 예상했던 밸류에이션보다 낮은 가격을 제시했기 때문이다. 공모가 기준 원스토어의 시가총액은 9100억~1조1000억원 SK쉴더스는 2조8000억~3조5000억원이다. 특히 SK쉴더스의 목표 시가총액이 생각보다 높지 않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재무적투자자(FI) 맥쿼리PE가 지분을 들고 있어 타깃 밸류에이션이 5조원 대일 것이란 전망이 많았다.
2016년 설립된 원스토어는 국내 토종 애플리케이션 마켓으로 '한국판 구글 플레이'라 부른다. 지난해 거래액 1조원을 돌파했으며 매출액은 2142억원이었다. 전년 대비 매출은 약 38% 증가한 수준이다. 원스토어의 최대 주주는 지분 48.41%를 보유한 SK스퀘어다. 네이버와 SKS-키움PE, KT, LG유플러스 등도 지분을 들고 있다. SKS-키움PE는 보유 주식의 약 절반 가량(193만5000주)을 이번 상장에서 출회시킨다.
SK쉴더스의 전신은 옛 SK인포섹이다. SK인포섹은 지난해 3월 이사회와 임시주주총회를 열어 ADT캡스를 흡수 합병했다. 그 해 10월 현재 사명으로 바꾼 뒤 한국거래소에 코스피 상장을 위해 예비심사를 청구했다. 현재 SK인포섹은 정보·융합·물리보안 등 종합 보안 서비스를 제공하는 업체를 표방하고 있다. 지난해 매출액은 1조5497억원, 영업이익은 1219억원이었다. 최대 주주는 지분 63.13%를 보유한 SK스퀘어다.
IB 업계에선 SK그룹의 릴레이 상장이 공모주 시장에 온기를 불어넣을지 주목하고 있다. 연초 이후 기관투자자들의 옥석 가리기가 본격화되면서 공모주마다 성과가 엇갈리고 있다. 따상 행렬이 거듭되고 공모가를 대부분 상단으로 책정한 작년과 사뭇 다른 분위기다. 올들어 공모에서 참패를 거둔 기업이 많다는 것이 이를 뒷받침한다. 모아데이타, 인카금융서비스, 스톤브릿지벤처스,
IB 업계 관계자는 "유통시장 투자자 심리가 얼어붙어 있어 공모를 준비하는 기업들의 우려가 큰 상황"이라며 "조 단위 기업들이 흥행에 성공하면 분위기가 사뭇 달라질 수도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강우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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