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은 23일 현재 21승1무20패로 7위에 랭크돼 있다.
그러나 공동 4위 삼성, KIA에 1경기 차 밖에 나지 않고 3위 키움과도 1.5경기 차 뒤져있을 뿐이다.
두산의 전력을 보면 더욱 놀라운 성과다. 매년 꾸준히 FA로 전력이 유출됐고 올 시즌엔 부상까지 겹쳤다. 새 우익수 후보로 떠오른 김인태도 다쳤고 5번 타자 양석환도 부상으로 빠졌다 22일에나 합류했다.
↑ 두산 안권수가 화려한 호수비로 상대의 공격을 막아내고 있다. 사진=김영구 기자 |
'화수분 야구'라는 말도 두산이 만들어냈다. 끊임 없이 대체 자원이 등장하는 선순환이 이뤄지고 있다.
올 시즌 화수분 야구의 대명사인 안권수는 타율이 0.333이나 된다. 뒤를 잇는 조수행도 0.264를 기록하고 있다. 아주 높다고는 할 수 없지만 백업 선수로는 충분한 성적을 내고 있다.
김인태도 화수분 야구 성공 사례로 여겨졌는데 김인태가 빠지니 안권수 조수행이 튀어 나왔다.
이제는 "두산 유니폼만 입으면 다 잘 해 보인다"는 말이 나올 정도다.
그동안 많은 사람들이 비결을 찾았다. 유독 두산에서 화수분 야구가 가능한 원인을 찾으려 노력했다. 뚜렷한 답을 찾지는 못했다.
한, 두가지 요인으로 정리하기 어렵기 때문으로 해석할 수 있다. 오랜 세월, 많은 사람들의 공이 더해져 만들어진 결실이기 때문일 것이다. 한, 두가지 만 찾아내선 두산의 화수분 야구를 설명하기 어렵다.
그런데 최근 흥미로운 인터뷰 하나가 있었다. 두산 선수들이 야구를 잘 해 보이는 이유를 알 수 있는 멘트가 있었다. 김태형 감독의 용병술을 이야기 하며 나온 대목 이었다.
김 감독은 신인급 선수를 기용하는 것에 대해 이런 말을 한 적이 있다.
"상대 투수와 상성을 고려한다. 싱대 투수의 구종과 투구의 궤적, 투구 스타일 등을 고려애 타자 투입을 고민한다. 상성이 맞지 않는 투수가 나오는 경기에 아무나 기용했다가는 시작도 하기 전에 큰 실패를 맛 볼 수 있다. 같은 기량도 실패의 기억을 갖고 있으면 시작도 하기 전에 좌절할 수 있다. 상대 투수와 타이밍이나 스윙 궤적이 잘 맞는지 유심히 살핀다. 그게 잘 맞는다 싶으면 새로운 선수에게 기회를 줘 본다. 그렇게 조금씩 선수를 만들어 간다"고 말했다.
처음 그라운드에 데뷔하는 선수들에게 성공의 기억을 심어주기 위해 많은 고민을 한다는 뜻이다.
상대 투수의 구위와 투구 궤적, 투구 스타일이 그 선수와 잘 맞는지를 고려해 기용 여부를 결정하는 것이 김 감독의 스타일이다.
성공 확률이 높은 선수를 기용해 좋은 결과를 얻게 되면 그 다음 레벨에 도전이 가능해 진다. 좀 더 많은 투수들의 공을 칠 수 있는 자신감과 눈 높이가 생기게 되고 그렇게 조금씩 성공을 쌓아 주전을 만드는 것이다.
두산 화수분 야구의 한 부분 어딘가에 김태형 감독의 용병술이 있었다고 할 수 있는 이유다.
단순히 2군에서 잘 쳐서, 최근 타격감이 좋아 보여서, 또는 지명 순위가 높아서 기용을 쉽게 해 버리는 것이 아니다.
김 감독은 첫 경험에서 성공 확률이 높은 케이스를 유심히 관찰해 결정하고 있다. 두산의 새 얼굴들이 유독 야구를 잘 하게 느껴지는 이유를 여기에서도 찾을 수 있다.
이 것이 전부라고 할 수는 없지만 두산 새 얼굴의 성공 가능성을 높이는 이유에서 김태형 감독의 용병술을 빼
김 감독의 용병술은 두산의 화수분 야구가 결국 사람이 만들어가고 있다는 평범하지만 지나치기 쉬운 사실 하나를 깨닫게 했다.
[정철우 MK스포츠 전문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