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 거리 볼거리 가득은 기본, 덤까지 풍성하게 담아주는 인심 좋은 시장 분위기에 취해 보는 재래시장 나들이. 최근 예능 방송에 시장 먹방으로 등장하며 주목을 받은 용인의 60년 전통 오일장, 중앙시장을 찾았다. 장을 보는 것보다 시장 먹거리에 진심인 사람 손, 정감 넘치는 즐거운 시장 먹부림은 지금부터!
시장 단골의 최애 맛, 평원집
용인 중앙시장의 대표 메뉴를 꼽으라면 단연 족발이다. 시장 내 ‘족발 순대 골목’이 따로 있을 정도. 오랜 단골들은 각자 입맛에 맞는 식당을 최고라 설전을 벌이지만 최근 방송 프로그램에 여러 번 등장하며 인기를 끌고 있는 골목 식당 중 원픽은 평원집이다. 시장통에서 단골 장사 오래 한 내공으로 고기 잡내 없는 담백함과 적당하게 삶아 탱글한 식감과 졸깃한 고기 맛이 일품이다. 골목까지 나와 있는 부재료들, 팔팔 끓고 있는 가마솥을 지나야 들어갈 수 있는 좁은 식당이지만, 오일장의 운치를 느낄 준비만 되어 있다면 맛으로 언제나 환영하는 집이다. 가격은 여느 식당보다 저렴한 데다 그 양은 시장 인심까지 후하게 얹어 푸짐하다. 용인 시장은 족발과 순대국과의 독특한 궁합을 자랑한다. 육류 음식끼리의 하모니에 어리둥절하지만, 얼큰하고 진한 순대국물 마무리가 의외로 속을 깔끔하게 정리해 준다. 고기에 진심이라면 머리고기를 추가해도 좋다. 낮부터 한잔 기울이는 좁은 식당 손님들 틈에서 먹는 사람 사는 맛과 멋, 평원집을 찾는 진짜 이유다.
운영 시간 07:00~21:00 *매달 1·3번째 월요일 휴무
오일장의 별미, 도래창
오일장에만 등장하는 도래창 포장마차. 장날에만 문을 열 뿐만 아니라 쉬 먹을 수 없는 특별한 메뉴라 오일장을 찾는 이들이 입구에 줄을 선다. 도래창은 돼지의 횡경막 특수부위로 초벌구이 후 손님 불판에 올려준다. 기름을 쏙 빼 가며 노릇해질 때까지 바싹 구워 먹으면 그 졸깃한 식감과 고소함이 끝내준다. 구운 김치와 찰떡궁합. 기본 도래창과, 돼지고기 부속 부위가 추가로 들어간 도래창 모둠, 막창이 들어간 것이 있다. 쪼그려 앉아야 하는 낮은 테이블과 좌식 의자에 옹기종기 둘러앉아 먹는 포장마차 분위기는 전통시장만의 찐 매력. 단돈 1만 원에 즐기는 도래창은 오일장의 빼놓을 수 없는 색다른 재미다. 포장도 가능하다.
운영 시간 09:00~19:00 *재료 소진 시 마감
시장 나들이의 꽃, 오성 만두
시장에 오면 지나칠 수 없는 김이 모락모락 피어나는 만두. 특히 중앙시장의 김치만두는 일부러 만두를 먹으러 찾는 손님들도 많다. 두툼한 피의 투박함에 칼칼한 김치 맛이 어우러진 손 만두 스타일의 김치만두는 고기만두를 추월한 인기 메뉴다. 쌀쌀한 날씨에 잘 어울리는 따끈한 사골 베이스의 국물이 더해진 만둣국도 구미가 당기지만 만두와 잘 어울리는 건 아무래도 매콤한 쫄면이 아닐까. 만두와 환상의 콤비로 인기 메뉴인 쫄면은 늘 실망시키는 법이 없다. 감칠맛 나는 매콤함으로 코 끝 찡한 겨울에도 인기행진이 여전하다.
운영 시간 10:00~20:00 *매달 1·3번째 일요일 휴무
질리지 않는 손맛, 광명 홍두깨 손칼국수(진순자 김밥)
오일장 구경 왔다 출출할 때 부담 없이 허기 채우기 딱 좋은 식당. 차가운 바람에 얼얼한 속을 확 풀어주는 칼국수와 김밥 한 줄이 이곳의 베스트셀러다. 점심시간엔 긴 줄이 늘 기본이지만 회전율이 빠른 메뉴라 금세 입장이 가능하다. 깊은 맛이 우러나도록 펄펄 끓이는 진한 멸치 베이스의 시원한 국물에,
운영 시간 09:00~20:00
[글과 사진 최유진]
[본 기사는 매일경제 Citylife 제866호(23.2.14) 기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