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정사업본부가 지금까지 세금 100억 원을 들여 진행한 초소형 전기차 사업을 두고 사용하는 집배원이나 만드는 전기차 사업자 모두 불만이 큽니다.
1만 대를 구매한다던 전기차 물량이 겨우 천여 대에 그치며 투자했던 생산업체는 자금난에 문을 닫을 형편이고, 집배원은 사후관리도 제대로 받지 못하고 있습니다.
유승오 기자가 보도합니다.
【 기자 】
집배원의 안전을 보장하고 탄소배출을 줄이고자 우정사업본부는 초소형 전기차를 대규모로 도입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지난 2018년부터 3년 동안 1만 대를 도입할 예정이었지만, 실제 구매 계획은 미뤄지고 규모도 크게 줄었습니다.
▶ 스탠딩 : 유승오 / 기자
- "지난 2019년부터 지난해까지 초소형 전기차 관련 비용은 100억 원을 넘었습니다. 하지만, 애초 계획과 달리 현재 운용 중인 차량은 1,355대에 불과합니다."
전기차 물량이 늘어날 것으로 기대했던 기업들은 초기 투자비용을 회수하지 못하고 자금난에 빠져 경영 부담이 커졌습니다.
▶ 인터뷰(☎) : 이민하 / 한국전기차산업협회 사무총장
- "우정사업본부를 바라보고 시작한 업체들이 많아요. 초창기에 한 발짝 나갈 수 있는 사다리 역할을 정부가 해줘야 하는데 사다리 역할이 안되다 보니까 그냥 죽을 수밖에 없는 거죠."
집배원들도 전기차 사업에 불만입니다.
▶ 인터뷰 : 초소형 전기차 이용 집배원
- "전기차가 가볍다 보니 쏠림 현상도 매우 심하고, 좁은 곳도 차가 못 들어가면 걸어 들어가야 하는 데도 많고요. 충격이 그대로 와요. 일반 승용차처럼 완충 (장치가) 없더라고요."
심지어 최근에는 생산업체 경영난에 부품도 제때 들어오지 않아, 잔고장 수리도 어렵습니다.
우정사업본부는 "짧은 시간에 많은 차량을 보급하기보다 단계적 도입이 바람직하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라며 초소형 전기차 사업을 계속 추진하겠다고 밝혔습니다.
하지만, 생산 업체 상황이 여의치 않아 우정사업본부 계획대로 될지 미지수입니다.
실제로 생산업체 경영난으로 지난해 도입하려던 123대 가운데 56대만 납품됐고 올해 추가 도입분은 여전히 사업자를 찾지 못했습니다.
중소기업과 친환경을 명분으로 시작한 섣부른 정책으로 사용하는 현장도, 생산하는 업계도 모두 어려움을 겪고 있습니다.
MBN뉴스 유승오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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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상취재 : 이권열 기자
영상편집 : 김미현
자료제공 : 무소속 하영제 의원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