키즈∙어른이∙신중년의 소비 알고리즘
‘신중년’을 잡으면 ‘어른이’ 잡히고
‘어른이’를 잡으면 ‘어린이’가 잡힌다
‘신중년’을 잡으면 ‘어른이’ 잡히고
‘어른이’를 잡으면 ‘어린이’가 잡힌다
↑ 이미지 픽사베이 |
저출산의 역설, 가족 지갑 여는 ‘키즈족’
↑ 사진 픽사베이 |
필자의 만 4세 아들만 봐도 그렇다. 화폐에 대한 개념조차 탑재하지 못했지만, 그는 끊임없이 물건에 대한 욕망을 드러낸다. 욕망이 충족되면 배시시 웃지만, 결핍이 발생하는 순간 울거나, 투덜댄다. 여기에서 어린이 소비자군의 유효성이 표출된다. 전문가들은 이를 두고 ‘저출산 시대의 역설’이라고 표현하기도 한다. 출산율 저조는 저연령 세대의 결핍을 생성하고, 그 수가 줄어든 만큼 그들은 각 집안의 매우 중요하고 특별한 존재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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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에 더해 이들보다 조금 더 성장한 알파 세대들은 용돈을 받고, 그 자본을 주체적으로 소비하기 시작했다. 그들이 가장 사랑하는 장소 중 하나는 다이소다. 용돈 생활자들에게 거기만큼 가성비가 좋은 곳도 없기 때문이다. 초등학교 4학년에 재학 중인 필자의 조카들은 참새가 방앗간 거르지 않듯 시종일관 다이소에 들른다. 주로 구입하는 건 일명 ‘다꾸’라 알려진 다이어리 꾸미기용 스티커, 또는 ‘폴꾸’로 알려진 폴라로이드 사진 꾸미기용 재료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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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비자 범주로 자리매김한 ‘어른이’
↑ 현대적인 느낌으로 복원된 현대정공의 갤로퍼.수작업을 거쳐 모헤닉G 라는 이름으로 재탄생했다(사진 모헤닉 게라지스, 매경DB).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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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쌍둥이 디자이너 딘 과 댄(사진 디스퀘어드2 홈페이지 갈무리) |
“출산율 저조는 낮은 연령 세대의 결핍을 생성하고, 그 수가 줄어든 만큼 ‘키즈족’은 각 집안의 매우 중요하고 특별한 존재가 된다. 패션에서는 Y2K 브랜드로 인식되던, 그러나 지금은 굉장히 고가로 거래되는 디젤과 디스퀘어드2의 새로운 부상은 ‘어른이’ 아이템으로 눈여겨볼 만하다.”
↑ 어른이 고객을 위한 신한카드 ‘신한 픽 E·I 체크 포켓몬스터 에디션’(사진 매경DB) |
UN “만 65세까지 청년”…신중년의 어택
UN은 ‘만 18세부터 만 65세까지’를 청년이라고 규정한다. 굉장히 광범하게 느껴질 수도 있지만 어느 면에서 이게 옳다는 생각도 든다. 키오스크 앞에 서서, 지금 한국에서 가장 트렌디한 (예를 들어 파이브가이즈 등의) 햄버거와 쉐이크를 주문하는 어르신을 보고 있노라면 청년이라는 기준에 대해 다시금 생각하게 된다는 뜻이다.그래서 전문가들은 ‘신중년’이라는 신조어를 만들어냈다. 내가 살던 경상도의 소도시에서는 등이 굽은 할아버지, 할머니를 심심찮게 마주할 수 있었다. 적어도 40년 전에는 그랬다는 얘기다. 주변을 둘러보라. 허리나 등이 꼿꼿한 어르신들이 더 많다. 그만큼 노령층의 건강상태가 양호해졌다.
↑ 사진 픽사베이 |
통계에 따르면 전체 취업자 중 5명 중 1명은 60세 이상이라고 한다. 그만큼 ‘워킹 시니어’가 증가했다. 아마 나 역시 그래야 할 것만 같다. 현재의 저출산도 심각한 사회문제로 대두되지만, 그나마 출산을 한 양육자의 출산 나이도 그만큼 올라갔다. 이런 상황 때문에라도 나는 지금 아이가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법적 성인이 될, 내 나이 60대 중반 이후까지 경제활동을 해야만 하는 실정이다.
↑ 일러스트 픽사베이 |
현재 한국에서 트로트가 완전히 또 다른 산업군으로 자리하게 된 것 역시 이들의 활약이 컸다. 임영웅이 콘서트를 하면 예매 전쟁으로 난리통이 난다. 자녀들이 그 전쟁에 뛰어드는 경우가 있지만 스스로 그 전쟁을 치르는 노령층도 많아졌다. 트로트 역시 K-팝 아이돌 팬덤처럼 막대한 영향력을 지닌다. 그 팬덤 속에서 신중년들은 Z 및 알파 세대가 쓰는 온라인, 팬덤 용어를 스스럼 없이 사용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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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중년’을 잡으면 ‘어른이’가, ‘어른이’를 잡으면 ‘어린이’가 잡힌다
‘어른이’를 잡으면 ‘어린이’도 잡힌다. ‘신중년’을 잡으면 어른이도 함께 따라 유입될 확률이 크다. 반대로 어린이를 잘 구슬려도 어른세대가 껴든다. 아니 껴들어야만 한다. 왜냐면 내 아이는 세상에서 하나뿐이니까. 포켓몬 띠부씰만 봐도 그렇다. 초등학생들의 광풍 아이템이었지만, 어른이들이 가세했다.↑ 이미지 픽사베이 |
그러니 이 시장이 기존의 시니어층과 (이들보다는 조금 더 젊은) 어른이 범주 소비자까지 가세되며 더욱 더 확장된 것이다. 그러니 이제는 전략을 준비할 때, 이 같은 세 가지 소비자군의 순환적 알고리즘
[글 이주영(라이프스타일 칼럼니스트) 사진 및 일러스트 픽사베이, 게티이미지뱅크, 매경DB]
[본 기사는 매일경제 Citylife 제922호 기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