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앵커멘트 】
우리에겐 아직 낯선 인공강우가 해외에선 일상적으로 쓰이고 있다는 사실 아시나요?
가뭄 대비부터 식수 공급, 산불 예방까지 활용법도 다양한데, 비가 간절한 시기에 우리도 기우제 대신 과학의 힘을 빌릴 날이 머지 않았습니다.
김민수 기자가 현장 취재했습니다.
【 기자 】
비행물체에서 희뿌연 가루가 뿌려집니다.
곧이어 관찰카메라의 렌즈에 빗방울이 맺히기 시작합니다.
구름 속 수증기를 응결시키는 미립자인 '구름씨'가 인공강우를 만드는 모습입니다.
인공강우는 요오드화은이나 염화캄슘 같은 구름씨를 뿌려서 구름 속의 수증기가 물방울로 맺혀서 내리는 비입니다.
기상항공기 '나라호'가 2017년 말 도입된 뒤부터 본격적인 인공강우 기술개발이 가능해졌습니다.
▶ 스탠딩 : 김민수 / 기자
- "국내에 단 한 대만 있는 기상항공기입니다. 이곳 날개 끝단에 있는 거치대에서 구름씨가 나오면, 구름 속의 수증기가 응결되기 시작합니다."
이전엔 지상에서 연소시킨 구름씨를 날리거나, 체공시간이 30분에 불과한 드론으로 실험을 해서 시공간의 제약이 있었습니다.
오는 6월 전용기 두 대를 시작으로 실험용 항공기 도입이 늘면서, 국내 인공강우 기술도 비약적으로 발전할 것으로 기대됩니다.
▶ 인터뷰 : 이용희 / 국립기상과학원 기상응용연구부장
- "저희가 원하는 지역에 원하는 강수가 내릴 수 있는지 확인하는 작업을 5년 동안 하고 통계적으로 검증해서 민간이나 지자체에서 실용화할 수 있을지를…."
지난 2019년까지 기상레이더 10대의 세대교체가 이뤄지면서, 인공강우 측정값의 정확도 역시 20%쯤 향상됐습니다.
인공강우로 내린 강수를 측정해보니 평균 1.4㎜로, 실험 한 번에 120만 톤의 수자원이 확보된 걸로 추산됩니다.
기상청은 오는 2028년까지 인공강우가 산불 예방에 도움이 되는지 알아보는 실험을 진행합니다.
▶ 인터뷰 : 유희동 / 기상청장
- "습도가 낮아지면서 굉장히 메마르게 되는 부분들에 대해서, 계속해서 그쪽으로 습도를 높여주는 방향으로…."
인공강우에 사용하는 구름씨는 인체엔 아무런 문제가 없다고 기상청은 강조했습니다.
다만 구름이 있을 때만 인공강우가 내리게 할 수 있어서, 맑고 건조한 날엔 구름씨를 뿌려도 소용이 없다고 덧붙였습니다.
MBN뉴스 김민수입니다.
[ smiledream@mk.co.kr ]
영상취재 : 강두민 기자
영상편집 : 오광환
그 래 픽 : 송지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