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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앵커멘트 】
제주는 45일째, 서울은 22일, 한반도가 사상 최장 기간의 열대야로 시달렸는데요.
자연재해는 한반도에만 오는 게 아닙니다.
도시를 잿더미로 만든 화산 활동과 상상을 초월한 폭우를 동반하는 태풍까지 아시아가 자연재해로 신음하고 있습니다.
이혁준 기자입니다.
【 기자 】
일본 규슈 가고시마시를 50분 만에 잿더미로 덮어버린 사쿠라지마 화산 분출.
화산재로 도시는 밤처럼 컴컴해졌고, 시민들은 혼비백산했습니다.
연일 뿜어나오는 검은 연기는 100년 만에 최고 높이인 5km 상공까지 치솟았습니다.
게다가 일본을 상징하는 후지산 이상징후까지 발견돼 일본 열도는 공포에 떨고 있습니다.
섬나라 필리핀은 태풍 '짜미'로 쑥대밭이 됐습니다.
수도 마닐라를 포함해 115개 도시가 물에 잠겼고, 도시 기능은 마비됐습니다.
정부기관과 증권거래소는 문을 닫았고, 학교는 이재민으로 넘쳐납니다.
한 달 평균 강수량에 해당하는 600mm가 넘는 폭우가 마닐라만 일대에 하루 사이 한꺼번에 쏟아져 방재 당국조차 발이 묶인 상황.
100만 명 이상이 이재민이 됐고, 12명이 사망했습니다.
▶ 인터뷰 : 엔리카 보니칼로 / 필리핀 이재민
- "고통스러운 상황입니다. 식량이 없어 아이들은 굶주리고 있습니다."
'짜미'의 영향권 안에 든 대만은 공포에 질렸습니다.
▶ 인터뷰 : 짜이 푸롱 / 대만 어민
- "태풍이 다가오고 있지만, 어느 지역을 덮칠지 예상할 수 없습니다. 대비할 방법이 없습니다."
중국은 50년 이래 최악의 대홍수를 기록한 지난달 쓰촨성 폭우에 이어 이번 달에도 남부와 동북부 지역이 홍수로 큰 피해를 봤습니다.
30만 명 가까이 이재민이 발생한 광둥성은 도로가 마치 수로처럼 변했고, 수해가 극심한 헤이룽장성의 일부 도시는 형체조차 남아 있질 않습니다.
▶ 인터뷰 : 펑 시아동 / 헤이룽장성 복구대원
- "제방을 무너트릴 균열을 찾아 모래주머니를 쌓고, 물이 빠질 도랑을 파고 있습니다."
매년 상상을 초월하는 자연재해가 발생하면서 대처조차 불가능한 상황.
아시아를 뒤흔드는 자연재앙으로 삶의 터전을 잃는 피해자들이 갈수록 늘어나고 있습니다.
MBN뉴스 이혁준입니다.
영상편집: 이재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