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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애수(友愛數). 신의 주선으로 맺어진 숫자지.'
이 영화에서 노 수학자는 사고로 기억이 80분밖에 지속되지 않지만, 수학적인 사고를 통해 한 알의 모래에서 세계를 보고 한 송이 들꽃에서 천국을 보며 세상과 소통합니다.
저런 수학 학자까지는 아니더라도, 우리 삶에서 숫자는 정말 중요합니다. 특히 정책에 있어선 더 그렇죠. 정책의 의도가 아무리 좋다고 해도 그걸 구체화하는 과정에서 나오는 숫자들이 명확하지 않으면 실행에 옮길 때 헛갈릴 수밖에 없고, 그럼 없느니만 못할 때가 많거든요.
더불어민주당이 내놓은 종합부동산세 공시가격 상위 2% 과세안만 봐도, 집값이 많이 올라도 2% 안에 들지 않으면 종부세를 내지 않습니다. 하지만 집값이 폭락해도 2%에 들어가 있으면 종부세를 내야 하죠. 또 올해 상위 2% 공시가격은 10억 6,800만 원인데, 억 원 미만은 반올림한다니 과세기준이 11억 원이 됩니다. 그럼 10억 6,800만 원부터 11억 원 미만까지는 상위 2%이지만 종부세를 내지 않게 된다는 비난에 민주당은 부랴부랴 조세법률주의 원칙에 부합하게 만들겠다며 입장을 바꿨지요.
방역 지침도 정부는 헬스장에서 러닝머신 속도를 얼마 이하로 조정하고 그룹 운동도 음악 속도를 조절하라고 하는데, 이건 국내뿐 아니라 해외에까지 보도되며 비웃음을 사고 있습니다. 택시 타는 것도 그렇습니다. 또 오후 6시 이후 3명이 택시를 탈 때, 승객이 사적 모임에 가는 거면 안 된다니 솔직히 그걸 기사가 어떻게 일일이 확인하겠습니까.
로마 시스티나 성당 천장화와 벽화를 그린 르네상스 시대의 거장 미켈란젤로는 '완벽함은 사소한 부분에서부터 시작된다.'라고 했습니다.
감성적인 구호나 주먹구구식 계산이 아니라, 과학의 언어인 수학적인 사고방식을 통해 나온 정책을 내밀어야 국민도 수긍하고, 실천에 옮길 수가 있을 겁니다.
김주하의 그런데, 오늘은 '국민 혼란 키우는 정책들'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