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주하의 '그런데'

진행 : 김주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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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방송시간 : 매주 월~금 오후 7시 20분

2021.09.17

[김주하의 '그런데'] 국민 울리는 정책 안 되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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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기 치지 않았어요. 2주간 공부해서 합격했죠.'

    영화 주인공은 벼락공부로 변호사 시험에 합격하지만, 온갖 술수로 사기를 쳤던 과거 때문에 '공부해서 붙었다.'라고 아무리 말해도 사람들이 믿어주질 않습니다. 이걸 억울하다고 해야 할까요, 아니면 내 삶의 결론이라고 해야 할까요.

    정부는 오피스텔 바닥 난방 규제를 완화해 30평형대 아파트와 비슷한 넓이의 3~4인 가구용 오피스텔을 적극 공급하기로 했습니다. 또 도시형 생활주택의 면적을 넓히고 공간 구성도 최대 방 4개까지 만들 수 있도록 했습니다.

    '이번 민간부문의 공급 애로해소를 통한 현장의 활력이 보다 제고될 것으로 기대되며….'

    대체 주택이라도 늘려 시장 불안을 달래려는 정부의 눈물겨운 노력이야 충분히 이해할 만 하지만, 아파트 대신 오피스텔과 도시형 생활주택을 많이 짓는다고 집값이 내려갈까요.

    오피스텔과 생활형 주택은 아파트와 달리 분양가 규제가 없어 마음대로 가격을 정할 수 있습니다. 이렇게 되면 목 좋은 곳이나 서울 강남 같은 인기 지역은 아마 예측 이상으로 값이 오르게 될 거고, 아파트도 덩달아 값이 오를 가능성이 커집니다.

    이미 강남엔 평당 7990만 원짜리 도시형 생활주택이 등장해 분양가가 가장 비싼 아파트의 5200만 원을 훌쩍 넘었거든요.

    그렇다고 도시형 생활주택이나 오피스텔이 살기 좋으냐. 아닙니다. 취득세도 훨씬 비싸고, 전용면적이 같은 아파트에 비해 실사용 면적도 좁고, 주차 등 주거여건 역시 떨어집니다. 그러니 이게 값이 오르면 아파트는 더더 오를 게 자명해집니다.

    국민들이 무릎을 탁 칠만한 정책이 나와도, 저 영화 속 주인공을 바라보듯 '글쎄'하며 못 미더워할 상태인데, 또 국민을 울리는 정책이 된다면, 그거야 말로 정부가 억울해할 일은 아닐 겁니다.

    꼭 새로운 정책만 좋은 정책은 아닙니다. 생각을 바꿔, 지금껏 해온 정책을 거둬들이는 것도 새 정책이 될 수 있습니다. 부동산은 이념이 아니라 엄연한 시장이니까요.

    김주하의 그런데 오늘은 '국민 울리는 정책 안 되길'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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