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중 FTA(자유무역협정)가 비준되면 경쟁력 있는 국내 지방 중소기업들의 중국 내수시장 진출 기회가 확대되고 외국자본의 국내 투자 유치 기회가 확대될 것이다.”
국회 비준을 앞둔 한·중 FTA가 침체 국면에 접어든 한국경제에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을 것이라는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매일경제신문은 지난 5일 한·중 FTA를 활용한 지역경제 활성화 방안 모색을 위해 전문가들과 긴급 좌담회를 개최했다. 이날 서울 임페리얼팰리스호텔에서 개최된 좌담회에는 박천일 한국무역협회 통상연구실장이 사회를 맡았고 윤동한 한국콜마 회장, 정재훈 한국산업기술진흥원장, 이재훈 경북테크노파크 원장, 김성진 산업통상자원부 지역경제정책관, 김보국 전북발전연구원 연구실장 등이 패널로 참석했다.
-한중FTA가 지역경제 발전에 어떤 의미가 있나.
▶정재훈 원장=대중국 교역금액은 최근 5년간 총 5300억달러에 달한다. 이 가운데 수도권이 아닌 비수도권 지역에서 발생한 교역액이 전체의 80.1%를 차지한다. 특히 지방마다 제각각 대중국 교역 주도 품목이 2~4개씩 존재한다. 대표 교역 품목 중 대략 57%정도가 지역산업육성사업으로 지정된 대표산업군에 속하고 있어 지역산업 발전과 대중국교역은 불가분 관계다.
▶김보국 실장=한·중FTA가 발효되면 지방 기업들의 생산활동이 증대돼 일자리가 창출되고 투자유치 확대도 기대된다. 특히 전라북도는 총 수출물량의 16%를 중국에 수출하고 있을 정도로 중국은 전북의 수출확대와 성장에 큰 영향을 미치고 있다. 대내외 여건 변화에 따라 장기적으로는 지역경제시스템 효율화라는 구조조정효과도 있다.
▶김성진 정책관= 중국이 성장전략을 수출에서 내수 중심으로 선회하고 있다. 한중 FTA는 지방 기업들의 중국 소비재 시장 진출에 큰 도움이 될 것으로 본다. 특히 관세인하로 인해 기술력을 보유한 지방 중소기업에게는 가격경쟁력까지 갖추는 효과가 있다. 세계 최대 시장인 중국시장 개척에 둘도 없는 기회다.
▶윤동한 회장=화장품 산업의 경우 비준이 이뤄져도 관세효과가 크지는 않다. 하지만 수출품이 중국 들어갈 수 있는 기본 환경은 매우 좋아질 수 있다. 물류 이동이 쉬워졌다는 게 산업 전반에 미치는 영향도 크다. 한국이 아니라 다른 국가에서 수입하려고 하다가 기왕이면 한국서 가져오면 되지 않겠느냐 생각이 보편화될 수 있다.
-한·중 FTA가 지역경제에 부정적인 측면도 있다.
▶이재훈 원장=농업, 바이오소재, 금형 등의 분야에서 중국으로부터의 수입이 늘어나게 되면 내수시장에서 영세중소기업의 어려움이 있을 수 있다. 하지만 새롭게 접근하면 기회가 올수도 있다. 농업의 경우 소득수준이 높은 중국인들을 대상으로 맞춤형 농산물을 공급하는 쪽으로 접근해야 한다. 일본은 파나소닉, 도시바, 후지쯔, 심지어 도요타까지 식물공장을 이용한 미래 농업분야 진출을 서두르고 있다. 농업과 ICT산업을 접목한 식물공장 시스템을 활용해 중국을 공략할 필요가 있다. 경북 구미에 있는 식물공장 기업인 KAST엔지니어링의 경우 중국 옌타이에 있는 농따이농심사에 100억 규모의 식물공장 수출 프로젝트를 계약해 진행 중이다.
▶김 실장=한중FTA에 따른 효과가 수도권과 일부 대기업에만 집중되고 피해는 비수도권으로 집중될 가능성도 있다. 이에 따라 수도권과 비수도권의 지역격차가 확대될 가능성도 있다. 단기적인 측면에서 보상 등의 정책이 아니라 지역경제의 지속가능성을 확보하는 차원에서의 종합적인 접근이 필요하다.
-대중국 투자 유치에 있어 지역경제에는 기회가 될 수도 있을 것으로 보이는데
▶김 정책관= 한·중 FTA는 세계 각지의 창의적 아이디어, 투자, 비즈니스가 우리나라에 집중 되도록 하는 기회가 될 것이다. 미국과 유럽연합(EU)의 기업이 그동안은 지적재산권 등의 이유로 중국 진출을 주저했다. 하지만 한국이 중국 대비 우수한 비즈니스 환경을 갖추고 있고 FTA 특혜관세 등을 활용할 수 있는 만큼, 한국을 통해 중국 진출을 시도할 것이라 예상한다.
▶윤 회장=한국에 오려고 하는 중국기업이 많다. 조단위 매출을 하는 중국기업이 ‘메이드인코리아’가 필요해 우리에게 접촉해 오기도 했다. 지금은 당장 공장할 능력 없어 생산을 대신해 달라는 것이다. 생산된 제품 일부는 중국으로 가져가고 일부는 ’메인드인코리아‘로 동남아수출도 하겠다는 식이다. 다만 전용공단 문제는 다시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
▶김 실장=지방에 외국자본이 용지를 직접 매입해 공장이나 사업장을 새로 짓는 그린필드형 투자가 많아질 것으로 기대한다. 지방이 부지가 저렴하고 각종 세제혜택 면에서 강점을 가지고 있지만 종합적으로는 수도권에 비해 투자환경이 미흡한 면이 있다. 균형발전 차원에서 비수도권 등 지방에 인센티브를 주는 정책이 우선 제시돼야 한다
-한중 FTA를 지역경제 활성화 계기로 삼을 수 있는 방안은.
▶정 원장= 중국의 하이타오족(海淘族, 해외 직구족)을 공략하는데 각 지역이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 현재 이들은 중국내 B2C 사이트에 개설된 한국 전용관 등을 주로 활용하고 있다. 무엇보다도 이들 젊은 소비층들이 향후 지속적인 잠재 소비자라는 사실이다. 각 지역은 한·중 FTA 체결로 인해 간소화된 전자상거래, 통관절차 등을 활용해 이들을 적극적으로 공략해야 한다.
▶이 원장=자매결연을 맺고 있는 중국 도시들을 최대한 활용해야 한다. 지역에서 하는 해외마케팅사업이 기업에 실질적인 도움이 될 수 있도록 지방에 코트라 분원을 세울 필요가 있다.
▶김 정책관=베이징시, 상하이시, 광둥성 등 7개 지역은 의료시장을 개방하면서 외국인 투자지분 제한도 철폐했다. 상하이, 텐진시 등 4개 지역에서는 자유무역 시범구를 신설해 서비스업과 선진 제조업 영역에서 개방을 확대하고 있다.
-서비스업도 한중 FTA를 통해 수출을 확대할 수 있는 분야로 꼽힌다.
▶정 원장= 제품을 파는 개념에서 서비스와 제품을 연계하는 전략으로 전환이 필요하다. 자동차와 자동차 관련 금융서비스, 정수기와 정수기관리서비스, 세탁기와 빨래방, 가구와 인테리어 서비스, 조명과 전력관리 서비스, 화장품과 화장법교육장 등은 연계하는 것이다.
▶이 원장=지방에 있는 많은 대학들이 학생수가 줄면서 어려움을
▶김 실장=농업 관련 서비스 또는 사회복지서비스 등 지역차원에서 경험과 경쟁력을 갖춘 서비스산업은 중국의 서비스시장에서도 경쟁력을 가질 수 있다.
[정리 = 서동철 기자 / 장영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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