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강변에 있는 서울 동부이촌동 아파트 주민들이 잔뜩 화가 났습니다.
같은 지역인데도 언제 재건축을 하느냐에 따라 아파트 층수가 15층에서 56층으로 차이가 나기 때문입니다.
시장이 바뀔 때마다 오락가락하는 서울시 심의기준의 문제점을 선한빛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 기자 】
한강 조망권이 가장 뛰어나다는 서울 동부이촌동.
250가구가 사는 5층짜리 왕궁아파트가 요즘 재건축을 추진 중인데, 이곳 주민들이 서울시 때문에 화가 잔뜩 났습니다.
당초에 47층으로 재건축을 추진했는데, 서울시가 이 지역을 15층으로 제한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 인터뷰 : 이일현 / 왕궁아파트 주민
- "서울시장이 바뀌면서 추진해오던 재건축 자체도 불투명하게되고 오히려 재건축 이전보다도 주택가격이 폭락하는."
이렇다 보니 아파트 가격도 떨어졌습니다.
▶ 인터뷰 : 공인중개업소 관계자
- "그 전에 11억 하던 게 지금은 7억에 팔린 것도 있고 박시장 들어오면서 안됐잖아요. 그 바람에."
바로 옆에 있는 렉스아파트는 오세훈 시장 시절 허가를 받았다는 이유로 56층으로 재건축 공사가 진행되고 있습니다.
무슨 이유인지 알아보려 서울시청에 찾아가니 한사코 공식적인 인터뷰는 거부했습니다.
▶ 인터뷰(☎) : 서울시청 관계자
- "전임 시장일 때는 도시계획국에서 안 했고요. 주택정책실에서 자체적으로 추진한 측면이 있었습니다. 갑자기 오세훈 시장 때만 좀 독특한 정책으로 갔던 게."
결국 시장이 누구냐에 따라 아파트 층수 제한이 오락가락한 셈인데, 이번이 처음이 아닙니다.
한강변 아파트는 이명박 시장 시절 35층에서 오세훈 시장 때는 70층까지 풀렸다가 현재는 15층으로 규제하는 방안이 검토되고 있습니다.
▶ 인터뷰 : 김진수 / 건국대 행정대학원 교수
- "우리나라도 유럽이나 미국처럼 도시건축에 대한 용적률이나 층수에 대한 큰 틀은 유지하고 틀 내에서 다소간 조정을 하는."
박원순 시장의 남은 임기는 1년 4개월.
서울시장이 바뀔 때마다 달라지는 정책에 시민들의 냉소와 불신만 커지고 있습니다.
MBN뉴스 선한빛입니다. [sunlight@mbn.co.kr]
영상취재 : 안현민
영상편집 : 이재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