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설사가 직접 제공하는 ‘전세상품’이나 다양한 평면 구성, 중도금 무이자, 발코니 무료확장 등 최근 아파트 마케팅은 계속 새로운 틈새를 공략하고 있다. 그렇다면 옛날에도 이런 아파트 분양 마케팅이 존재했을까. 답은 “아니다”.
아파트는 1970년대 이후 빠르게 보급되면서 주요 주거형태로 자리잡기 시작했고, 1980년대 들어서면서 강남 아파트 전성시대가 열렸다. 당시만해도 아파트에 수요가 꾸준히 지속되며, 건설업계는 특별한 마케팅없이 아파트 건설에만 집중했다.
1990년대 들어서는 건설사들의 경쟁이 심해지며 아파트 외관을 변경하거나 다양한 이벤트를 통한 분양홍보가 본격화됐다. 2000년대에는 강남 도곡동에 주상복합아파트 타워팰리스가 건설되며 주거 공간의 변신과 함께 마케팅에서도 고급화 바람이 불었다.
그러나 미국발 금융위기가 닥쳤던 2008년, 건설업계의 마케팅 방법은 전면적인 전환을 맞이하게 됐다. 부동산 버블 붕괴와 함께 미분양 아파트가 증가하자 건설업계가 자금난에 휩싸이기 시작한 것. 건설업계는 이를 극복하고자 계약금을 낮추거나 중도금 무이자, 분양가할인, 발코니 무료확장 등 파격적인 혜택을 제공하기 시작했다.
이후 장기적인 부동산 시장 침체는 건설업계들의 마케팅 활동에도 미분양이 적체되는 상황을 낳았고, 전국적으로 전세대란이 화제가 될 정도로 전셋값 상승과 수요와 공급의 불균형은 심화됐다. 이에 최근에는 매매보다 전세를 선호하는 사회적 분위기와 수요자들의 니즈를 반영해 건설사들이 직접 전세상품을 공급하는가 하는 한편, 수십여개에 달하는 다양한 평면을 공급해 선택의 폭을 넓히거나 견본주택의 다양한 이벤트를 동원해 청약부터 계약까지 수요자들을 이어가는 등 그 방법도 점차 진화하고 있다.
우선 건설사가 공급하는 전세상품의 등장이다. 지속되는 전세대란 속 새로운 주거 패러다임으로 건설사가 직접 나서서 전세로 계약을 맺고 100% 전세금 확약을 제공하는 전세상품이 나온 것.
김포 풍무지구의 ‘한화꿈에그린월드 유로메트로’는 한화건설이 직접 전세보증금 반환 확약서를 발급하고 1순위로 확정일자를 받는 것도 가능하다. 총 1810가구의 대단지로 한정 520가구에 대해 주변 전세가보다 저렴한 순수 전세 상품으로 공급되며, 전용면적 기준 84㎡, 101㎡, 117㎡로 구성된다. 전세금은 최저 1억5000만원부터 시작되며 현재 계약금 정액 1000만원, 잔금은 입주 시에 납부하는 조건으로 전세 계약자들에게는 2년간 무료 커뮤니티 시설 운영, 계양역까지 운행하는 셔틀버스 운행, 입주청소 서비스 등의 혜택을 제공한다. 2014년 5월 입주 예정이다.
동부건설이 인천 계양구 귤현동에 공급하는 ‘계양 센트레빌’ 역시 회사보유분에 대해 직접전세를 실시하고 있다. 전용 84㎡의 전세가격은 1억 8000만원 선에 순수한 전세계약으로 전세보증금만 내면 거주할 수 있다. 전세자금 대출이 가능하며, 계약 후 바로 입주할 수 있다.
한편 다채로운 평면의 등장도 눈여겨볼만 하다. 지난 6월 청약을 받았던 현대건설의 ‘위례 힐스테이트’는 무려 45가지의 평면을 선보였다. 입지와 브랜드, 여기에 수요자들의 니즈를 반영한 결과, 청약 평균 11대 1의 경쟁률을 보이며 계약 보름 만에 완판되기도 했다.
최근 2차 공급 물량인 ‘위례 송파 힐스테이트’는 입주자들의 라이프스타일과 가족구성원을 고려한 다양한 맞춤형 평면을 적용, 지난 26일 1순위 청약결과 평균 15.9대 1, 최고 89.5대 1의 성적을 기록하며 전 주택형을 청약 마감했다. 지하 3층~지상 29층, 전용면적 101~149㎡, 총 490가구 규모로 구성되며 12월 9일~11일 3일간 계약이 진행된다.
견본주택 방문객 유도 마케팅도 진화했다. 지난달 견본주택을 개관한 ‘M3블록 모아미래도 리버시티’는 오픈 당시 황금열쇠 증정 이벤트, 냉장고 등의 각종 생활 용품 증정 이벤트, 스크래치 복권 이벤트 등 다채로운 이벤트를 진행한데 이어 계약자들을 대상으로 상품권 지급 이벤트를 진행할 예정이다. 가족, 친구, 직장동료 등 지인이 3~5명이 모여 청약하고 계약 시 3명은 각 30만원, 4명은 각 40만원, 5명은 각 50만원의 상품권을 지급한다.
한편 대우건설이 송도 국제업무지구(IBD) G4-1블록에 공급 중인 ‘송도 아트윈 푸르지오’의 견본주택에서는 송도 내 국제기구의 본격 출범을 축하하면서 이달 22일까지 견본주택 방문객을 대상으로 아웃도어 교환권 추첨이벤트를 진행한다. 전용 84~210㎡, 총 999가구로 구성되어 일부 대형가구를 제외하면 양도세면제 혜택을 받을 수 있다.
[이미연 기자 enero20@mk.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