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경매시장은 부동산 경기 침체에 따른 하우스푸어 양상과 거래실종으로 인한 매물이 경매법정에 넘쳐났다. 동시에 천정부지로 치솟는 전세가 때문에 등골이 휜 세입자들은 경매로 적극적으로 눈을 돌렸다.
또한 상반기(4·1대책)과 하반기(8·28대책)에 발표한 부동산 대책은 이런 경매시장의 호황을 부추겼다. 한편, 이런 현상은 2014년에도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매경닷컴은 경매정보전문업체인 지지옥션의 자문을 받아 내년도 경매시장을 미리 예측해 보았다.
경매 물건이 늘 것으로 보이는 5가지 이유
① 법원계 11개 신설
경매시장은 넘쳐나는 경매물건을 해소하기 위해 올해 11개의 계가 신설됐다. ‘계’란 경매물건을 처리하기 위해 일정 수량별로 구분해 놓은 것으로, 경매물건이 증가하면 계도 증가한다.
지난해 5~6건의 계수가 증가했던 것에 비하면 많은 수다.
증가한 계 대부분은 수도권 지역 관할 법원의 계다. 이는 앞으로 해당 지역에 처리할 경매물건이 많아 행정적인 처리를 위해 신설된 것인 만큼 경매 물건이 증가할 것을 반영한 것이다.
② 저감률 변경
계의 증가와 함께 2013년 저감률이 변경된 곳이 세 곳에 달한다.
수원지방법원 본원, 여주지원과 부산지방법원 본원은 많은 물건을 신속하게 처리하기 위해 저감률을 20%에서 30%로 변경했다.
저감률이 증가한 것은 한번 유찰할 때마다 저감되는 폭을 늘린 것으로 다음 회차의 최저가가 낮아져 투자자들의 관심이 집중돼 신속히 처분되는 효과가 있다.
③ 수도권 아파트 신건수 역대 최대치
법원에서 물건을 처리하는 양이 많아지면서 수도권 아파트 신건 경매물건은 올해 12월까지 1만4153건을 기록했다.
④ 경매예정물건 증가세
내년전국 경매 예정 물건 중(법원에 경매가 신청 돼 입찰 준비를 하는 대기 물건) 배당종기일이 잡힌 전국 부동산 경매 물건수는 9월 1906건, 10월 2805건, 11월 3723건, 12월 5560건, 2014년 1월 7357건으로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통상 배당종기일이 잡히고 첫 경매일자가 잡히기까지 3~4개월 가량이 소요되는 것을 감안할 때 대기 중인 물량이 많아 최소한 내년 상반기까지는 물건수가 풍부할 것으로 보인다.
⑤ 가계대출과 연체율 상승세
한국은행 등에 따르면 2013년 10월말 가계대출 잔액이 676조원로 사상 최대치를 기록하면서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가계대출 연체율 역시 상승하고 있는데 가계대출 연체율은 2012년 12월말 0.81%에서 2013년 8월말 0.99%로 올랐다. 금리가 상승하고 경기 회복이 더딜 경우, 담보로 설정된 부동산이 경매로 내몰릴 확률이 높다.
물건 종류별 전망
① 주거시설: 2013년은 주택 경매시장을 주목하며 응찰을 시도하는 경매인구가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계속되는 부동산 경기 침체로 하우스푸어가 넘쳐나면서 주택 경매가 봇물을 이룰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그중 수요층이 두터운 전용면적 85㎡이하 중소형아파트, 연립·다세대주택, 오피스텔의 상승이 두드러지면서 상승세를 견인해갈 가능성이 높다. 이는 계속되는 전세가 폭등 때문인데 세입자 중 상당수가 대출을 받아 전세금을 올려주느니, 집을 장만하고 대출금을 갚아나가는 편이 낫다고 판단하는 사례가 늘고 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② 수익형 부동산: 시세차익과 임대수익을 동시에 누릴 수 있는 수익형 부동산은 내년에도 경매시장에서 큰 인기를 누릴 것으로 보인다.
오피스텔의 경우에는 올해 정부의 부동산 대책에 오피스텔 지원책이 다수 포함돼 있어 내년 경매시장에서도 관심이 높아질 전망이다.
8·28 대책을 비롯해 각종 정부 대책이 오피스텔의 규제를 지속적으로 완화했기 때문인데 다만, 오피스텔이라도 입지에 따라 감정가를 넘기거나 반값에 낙찰되는 경우 등 양극화가 심할 것으로 예상된다.
상가의 경우에는 올해와 마찬가지로 꾸준한 인기를 누릴 것으로 보인다. 올해 전국 상가 낙찰률은 25%로 2001년 조사 이래 역대 최고치를 보였다.
경매로 나오는 물건수가 역대 최저치를 보이면서 낙찰률은 상승했다. 금융위기 이후 주택에 대한 관심이 수익형 부동산으로 옮겨지면서 상가에 대한 관심이 커지면서 사람도 많아져 올해 상가 평균응찰자수는 2.7명으로 2001년 이후 최고치다.
사람이 많이 몰리면서 가격도 올라 낙찰가율은 61%를 기록했다. 상가는 평균적으로 낙찰가율이 50%대 수준에 머무는데 60%를 넘은 것은 2003년 63.5% 이후 두번째로 10년 만에 처음이다.
③ 토지: 부동산 불경기에 가장 위축되는 토지는 2013년 물건이 급증했다. 전국 토지경매는 1월~12월까지 9만6495건이 진행됐다. 이는 2009년 이후 최고치다.
금융위기인 2009년 10만건이 넘은 뒤 매년 감소세를 보이다가, 올해 9만건 이상으로 늘어났다. 이는 부동산 시장 침체가 장기화되면서 개발계획이 축소되고 수요가 자취를 감추면서 토지물건이 대거 경매시장으로 쏟아진 탓이다.
낙찰가율은 60.3%로 역대 최저치를 보였다. 경매물건은 많고 매수자는 적고 토지에 대한 응찰자들의 가치평가가 인색했던 한 해였다.
하지만 제주도, 세종시 등 호재가 있는 지역은 월 평균낙찰가율이 100%를 넘는 등 큰 인기를 끌었다.
제주도 토지는 올해 평균낙찰가율이 94.5%로 7월부터 11월까지 평균낙찰가율이 100%를 계속 넘었으며 전국 토지 평균낙찰가율인 60%와 비교하면 30%p나 차이 난다. 평균 낙찰률 역시 50%를 넘었다.
올해 땅값 상승률이 가장 높았던 세종시 역시 경매시장에서 인기가 높았다. 평균낙찰가율 85.7%, 평균낙찰률은 43%를 보였고 평균낙찰가율이 감정가를 넘긴 달이 4번이나 있었다.
2014년 토지경매 물건수는 계속 증가할 것으로 보이고 가격은 일부 개발호재가 있는 지역을 중심으로 상승세를 보이며 전체적으로 꾸준한 상승세를 보일 것으로 전망된다.
제주와 세종시는 내년에도 사람들의 관심을 끌 것으로 보이며, 최대규모 쇼
지지옥션 하유정 팀장 역시 “올해 분당신도시 면적 30배가 넘는 토지거래허가구역이 풀렸고 정부가 투자활성화를 위해 계획관리지역의 입지, 건츅 규제를 대폭 완화하는 등 거래규제를 풀어 내년에는 그간 무심했던 토지경매에 대한 사람들이 관심이 높아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매경닷컴 조성신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