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듀! 2013 증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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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년 금융위기 이후 올해 상반기까지 금리 하락세가 지속되면서 투자자들은 안정적인 이자 수입과 함께 채권값 상승에 따른 시세차익까지 얻을 수 있었다. 그러나 시장 예상을 깨고 지난 5월을 기점으로 금리가 반등하기 시작하면서 투자자들은 5년 만에 채권값 하락에 따른 손실을 맛봐야 했다.
추가 기준금리 인하에 따른 시세차익뿐만 아니라 절세 혜택까지 누릴 수 있다는 마케팅에 날개 돋친 듯 팔려나갔던 국고채 30년물은 올해 들어 10% 가까이 가격이 하락했다.
한 증권사 관계자는 "국내에서 가장 안전한 자산으로 꼽히는 국고채에서 손실이 발생하면서 투자자들의 당혹감은 더욱 컸던 것 같다"고 말했다. 올해 초 3.04%까지 내려갔던 국고채 30년물 금리는 1%포인트 가까이 상승해 4%대 진입을 앞두고 있다.
브라질, 터키, 인도 등 신흥국 채권은 연 10%에 달하는 이자를 지급하는 중위험ㆍ중수익 투자 수단으로 각광받았으나 지난 6월 버냉키쇼크 이후 환율과 금리가 급등하면서 손실이 발생했다. 특히 개인투자자들에게 많이 판매됐던 브라질 국채는 지난 4월을 기점으로 헤알화 가치가 20% 넘게 떨어졌고 기준 금리도 한 해 동안 5번이나 인상되면서 손실이 눈덩이처럼 불어났다. 국고채 30년물과 신흥국 국채를 공격적으로 판매했던 삼성증권, KDB대우증권, 우리투자증권 등 국내 증권사들은 평판과 영업력에 타격을 입어야 했다.
회사채시장에서는 STX, 동양그룹의 법정관리 신청이라는 대형 악재가 잇따라 터졌다. 2~3%포인트 높은 금리를 받기 위해 STX와 동양그룹 계열사 회사채를 매수했던 투자자들은 원금마저 모두 잃을 위기에 처했다.
금리 인하에 베팅했던 기관투자가들도 큰 손실을 입었다. 특히 총 자산의 50% 이상을 채권에 투자하고 있던 증권사들의 손실이 컸다. 약 10조원의 채권을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 대형 증권사들은 불과 몇 달 만에 채권 투자손실이 수백억 원대로 확대됐다.
전문가들은 "금리 상승은 이제 시작일 뿐이며 채권투자자들은 위험 관리에 만전을 기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시장에서는 내년 연말까지 국고채 3년물 금리는 3% 중반, 10년물 금리는 4% 초반까지 상승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26일 기준 국고채 3년물과 10년물 금리는 각각 2.88%, 3.57% 수준이다.
김세훈 대신증권 연구원은 "최근 양적완화 축소에 대한 우려만으로 금리가 많이 상승했는데 글로벌 경기 회복세가 안정적으로 진행되고 미국 연방준비제도가 기준 금리 인상까지 고려한다면 금리가 또 한 번 레벨업될 가능성이 크다"며 "금리 변동에 따라 큰 손실을 입을 수 있는 장기 채권 비중을 낮추고 만기가 짧은 채권에 투자하거나 변동금리부 상품 비중을 높이는 편이 낫다"고 말했다.
일각에선 채권 투자를 줄이고 주식 비중을 높이는 방향으로 포트폴리오를 재정비
[김혜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