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출 대기업을 중심으로 여유자금이 늘어나면서 기업이 보유한 현금과 금융자산이 사상 처음으로 500조원을 넘어섰다.
한국은행이 8일 발표한 '통화 및 유동성'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11월 가계 및 비영리단체가 보유한 시중통화량(M2)은 1065조7000억원으로 전년 같은 달보다 4.1%(평잔, 원계열 기준) 증가했다.
기업의 M2는 508조1000억원으로 증가율이 두 배 이상 높은 9.9%에 달했다. 한은 관계자는 "수출 대기업을 중심으로 일시여유자금 예치가 늘어나 기업 부문의 보유 통화가 증가했다"고 설명했다.
M2는 언제든지 유통될 수 있는 현금과 금융자산을 의미한다. 현금.결제성예금(M1)을 비롯해 장기금융상품을 제외한 정기예.적금 및 부금, 양도성예금증서(CD), 금전신탁, 금융채 등이 포함된다.
2010년 연중 M2 증가율은 가계와 기업이 각각 8%, 10.9%였으나 이듬해 4.1%, 7.5%로 기업이 보유한 현금과 금융자산이 늘어나면서 점점 증가율 격차가 벌어졌다. 지난해 1월에는 각각 3%, 6.9%로 기업의 M2가 가계보다 더 빠르게 늘어나는 모습을 보였다.
이는 보유금액 격차에도 영향을 미쳐 2010년 평균 가계가 보유한 M2는 932조5000억원으로 기업(395조1000억원)의 2.35배에 달했지만, 지난해 11월에는 그 비율이 2.09배로 가계보유 M2의 상대적 규모가 줄었다.
가계와 기업 뿐만 아니라 기타금융기관(보험,증권,여선전문), 기타부문(사회보장기구 및 지자체) 등 전체 경제주체별 M2 보유 비중을 보더라도 가계는 2010년 56.9%에서 지난 11월 55.5%로 줄어든 반면, 기업은 24.1%에서 25.9%로 늘었다.
한은 관계자는 "가계나 기업이 보유하는 통화가 늘어나는 데에는 소득(수입)증가, 소비(투자)유보 뿐만 아니라 대출의 증가도 작용할 수 있다"며 "경제 내에서 창출되는 소득이 가계보다 기업으로만 흘러갔다고 단정할 순 없다"고 말했다.
한편 한은이 같은 날 발표한 '금융시장 동향'에 따르면 지난해 12월말 현재 은행의 가계대출 잔액(모
하지만 연말을 앞두고 기업대출 잔액은 부채비율 관리 등을 이유로 전달보다 12조7000억원 감소한 623조8000억원을 기록했다.
[이현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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