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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들 사이에서는 국내 증시가 당분간 신흥국 금융 불안 등의 영향을 받을 가능성이 높다는 의견이 많다. 다만 중장기적으로는 신흥시장 중 상대적으로 경제 펀더멘털이 강한 한국은 다른 신흥국에 비해 타격을 적게 받아 오히려 희소성이 부각될 수 있다는 의견도 나온다.
전문가들은 일단 신흥국 금융 불안의 전개 방향과 28~29일 예정된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 결과에 주목해야 한다고 전한다. 신흥국 금융 불안이 추가로 확산될 경우 국내 증시도 영향권에서 벗어나기 힘들다는 분석에서다.
이와 함께 이번 회의에서 테이퍼링(양적완화 축소) 속도가 좀 더 빨라질 경우 코스피가 당분간 강하게 반등하기는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실제 이달 들어 100억달러 규모로 시작된 테이퍼링으로 인해 코스피에서 외국인은 지난 24일까지 8400억원 매도 우위를 보였다. 이달 말 FOMC에서 추가 테이퍼링이 결정된다면 외국인 이탈 속도가 빨라질 것이라는 우려가 커지는 대목이다. 여기에다 미국 증시가 24일 2%가량 폭락한 것도 주목해야 할 대목이다. 이정민 KDB대우증권 연구원은 "코스피는 이번주 (증시 폐장하는) 설 연휴와 FOMC를 앞두고 부진한 흐름이 예상된다"고 말했다.
그렇다면 관심은 FOMC에서 테이퍼링 결정이 나온 뒤인 설 이후 코스피 향방이다.
증권사 투자전략팀장들 사이에서는 악재는 이미 코스피에 반영된 만큼 다음달부터 보다 적극적인 움직임에 나서야 한다는 입장과 올 1분기 실적 개선 여부가 확인될 3월까지는 지수가 부진할 것이란 전망이 맞섰다.
24일 코스피 종가는 1940.56으로 올해 들어 3.5% 하락했다. 2013년까지 최근 5년간 1월 코스피 평균 수익률이 -0.29%였다는 점을 감안하면 낙폭이 상당히 크다.
낙관론자들은 상장사 실적 악화, 미국 테이퍼링, 엔화 약세 등 나올 악재는 다 나온 만큼 지수 반등을 점치는 목소리가 나온다. 삼성전자, 현대차 등 대장주들의 실적 악화가 일단 눈으로 확인됐고 중국의 경기지표, 일본은행 금융정책결정회의 등 국내 증시에 영향이 큰 해외 변수가 확인된 만큼 그동안 코스피를 짓누르던 하방 압력이 약화될 가능성이 높다는 이유에서다. 또 주가순자산비율(PBR)이 1배 수준으로 내려간 점도 기대감을 키우는 요소로 작용한다.
김학균 KDB대우증권 투자전략팀장은 "악재가 이미 시장에 반영됐고, 코스피가 PBR 1배 수준으로 떨어진 만큼 코스피는 설 이후 반등을 시도할 것"이라며 "삼성전자 주가는 이미 실적 발표 전 수준을 회복했고, 중국 지표들이 발표되면서 불확실성도 어느 정도 해소됐다"고 말했다.
삼성전자 실적 발표로 촉발된 '어닝쇼크' 염려도 과도하다는 지적이 많다.
강현철 우리투자증권 투자전략팀장은 "지난해는 5년에 한 번 주기로 찾아오는 빅 배스(Big Bath)의 해로 그동안 누적됐던 잠재 부실 규모가 상당 부분 현실화됐다"며 "따라서 올 1분기에는 조정을 받겠지만 이후 상승세를 타 3분기 연간 고점을 형성할 가능성이
반면 지난해 4분기 실적 우려에 대한 부담이 올 1분기 내내 이어질 것이란 분석도 나왔다.
서동필 IBK투자증권 투자전략팀장은 "한국의 상장사 이익 전망치의 하향 조정 폭은 러시아 다음으로 큰 상황"이라며 "올 1분기 기업들의 실적 개선 여부를 가늠할 수 있는 3월까지는 대형주 움직임이 둔해질 수밖에 없다"고 내다봤다.
[오수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