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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0일 인천시 부평구 청천동에 위치한 스마트굿타운에 한국스마트산업협회와 KT ENS 사기대출에 연루된 회원사 엔에스쏘울, 중앙티앤씨 등 업체가 입주해 있다. <송민철 기자> |
10일 금융권에 따르면 엔에스쏘울 등 KT ENS 협력업체들은 특수목적법인(SPC)을 만들어 위조된 KT ENS 매출채권을 담보로 3000억원 규모 대출을 받았다. 현재까지 조사된 바에 따르면 4개 협력업체는 2개 SPC를 만들어서 한 저축은행으로부터 대출을 받았다. 하지만 금융감독원은 이 2개 SPC가 전화번호와 관리자가 같다는 것을 밝혀내고 이들이 대출 사기 사건에 연루됐다는 사실을 밝혀낸 바 있다.
매일경제신문이 금융권을 통해 취재한 바에 따르면 실제로 2개 SPC를 만든 4개 회사 중 일부는 상호 지분을 보유하고 있었고 서로 회사에 임원으로 등재돼 있었다.
결국 표면적으로는 독립된 회사지만 실질적으로는 서로 연관된 회사였던 것이다. 엔에스쏘울 등 4개 협력업체는 상호 공모를 통해 조직적으로 은행과 KT ENS를 상대로 대출 사기 행각을 벌인 것이다.
협력업체 대표는 대부분 한국스마트산업협회 주요 임원으로 서로 간에 인맥을 형성했던 것으로 추정된다. 협회는 2013년 인천시 부평구에 대규모 스마트용품 집적단지를 조성했다. 이 단지에 입주한 협력업체들은 근거리에서 이번 사건을 공모했던 것으로 추정된다.
현재 3000억원 규모 자금이 최종적으로 어디에 흘러갔는지는 밝혀지지 않고 있다. 하지만 저축은행에서 대출받았던 자금은 1차적으로 엔에스쏘울 계좌로 흘러간 것으로 알려졌다. 엔에스쏘울 측은 여러 은행권에서 대출받은 돈을 바탕으로 다른 대출금을 상환하는 '돌려막기'로 수년간 사기 행각을 이어왔다.
협력업체가 세운 SPC는 위조한 KT ENS 매출채권을 은행에 담보로 제시해 대출을 받았다. 매출채권을 KT ENS가 발행했다면 은행에서는 중도 상환 자금을 KT ENS로부터 받아야 한다. 하지만 실제로 은행이 상환받은 자금은 엔에스쏘울에서 빠져나간 것으로 밝혀졌다.
엔에스쏘울 측은 대출금 상환 시 입금자명을 'KT ENS'라고 표기하고 은행에 입금한 것으로 알려졌다. 은행들은 입금자명만 확인하고 이 자금이 KT ENS 측에서 들어온 것으로 인식하고 있었던 것이다.
해당 은행 측에서는 일부 자금이 KT ENS에서 직접 들어온 것이 아니라는 점을 이번 사태가 터진 후
실제로 모든 작업은 엔에스쏘울 계좌를 통해 이뤄졌던 것이다. 이 회사는 A은행에서 대출받은 자금을 B은행 중도 상환 자금으로 사용하면서 오랜 기간 '대출 돌려막기'를 해왔던 것이다. 금융권 관계자는 "현재까지 상황을 보면 금융 상황을 잘 알고 있는 사람이 직접적으로 개입했을 가능성이 큰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안정훈 기자 / 배미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