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 기사는 02월 24일(06:03) '레이더M'에 보도 된 기사입니다]
레이더M 기사 더보기>>>
패션사업을 떼어낸 제일모직은 최근 올해 만기 도래하는 회사채와 기업어음(CP)를 전액 현금으로 상환하기로 결정했다. 패션사업부를 삼성에버랜드에 이관한 이후 본격적인 소재 회사로 변신을 앞두고 재무구조 관리에 나서는 것으로 보여 주목된다.
제일모직은 오는 28일 만기 도래하는 1000억원 규모 회사채(제일모직 135회차)와 오는 3월 초 만기 도래하는 500억원 규모 CP를 현금으로 갚을 예정이다. 다가오는 부채를 포함해 오는 10월 만기 예정인 회사채 1000억원(제일모직 140-1회차)를 포함해 올해 돌아오는 CP 전액도 현금으로 상환하기로 했다.
제일모직 관계자는 "올해 만기 도래하는 회사채 등 차입금에 대해서는 만기연장 없이 모두 상환할 예정"이라며 "시장성 차입 구조를 줄여나갈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지난해 9월말 까지만 해도 제일모직 자금 사정이 여유롭지는 않았다. 3분기말까지 제일모직이 보유한 현금성자산(690억원)과 예금 단기금융상품(935억원)등 부채 상환에 활용할 수 있는 금액은 1600억원 규모로 파악된다.
그러나 지난해 말 패션사업부문을 삼성에버랜드에 매각하면서 유동성에 숨통이 트인 상태다. 회사측에 따르면 제일모직은 12월 말 패션사업부문을 분할 매각해 1조원에 달하는 매각 대금을 한꺼번에 지급받아 단기자금시장에서 운용 중이다.
제일모직은 화학, 전자제품 소재 기업으로 공식적인 탈바꿈을 선언하면서 대규모 투자 계획을 밝힌 상태다. 앞서 제일모직은 시설투자 연구개발(R&D) 등에 1조8000억원 규모 투자 계획을 밝히고 투자 시점을 조율 중이다.
투자를 계획하는 기업들은 외부에서 조달한 자금을 활용하는 게 일반적이다. 그러나 제일모직이 투자를 앞두고 회사채나 CP 등 부채 조달 계획을 접은 이유는 화학과 전자제품 소재 쪽 사업 전망이 불투명하기 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패션사업 부문을 이관하기 전에도 제일모직 주력 매출은 화학, 전자제품 소재 제조 쪽에서 나오고 있는데, 관련 사업 쪽에서 실적이 부진한 상황"이라며 "소재 쪽이 현재로서는 전망이 불투명한 상황이라 부채보다는 내부 자금을 활용해 기반을 다지겠다는 보수적인 경영전략으로 풀이된다"고 분석했다.
실제로 제일모직은 지난해 4분기 93억원 영업 손실을 내 지난해 같은 기간 흑자에서 적자로 돌아섰다. 같은 기간 매출액은 1조910억원을 기록해 4.1% 늘었지만 비용을 제외하면 93억원 규모 영업손실을 냈다. 당기순이익은 837억원을 기록해 135% 증가했으나 이는 삼성에버랜드에 패션부문을 양도하면서 발생한 양도차액이 반영된 결과다. 실제로는 수익성이 약해졌다는 게 전문가들 견해다.
모태 사업부문을 매각하면서 제일모직 재무구조는 크게 개선된 상태다. 지난해 말 기준 제일모직 부채비율은 61%로 지난해 같은 기간(66%)과 비교해 5%포인트 줄어든 것으로 추정된다.
[서태욱 기자]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