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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 이맘때 일어났던 신제품에 대한 기대와 관심, 향후 시장에 대한 희망이 스마트폰의 성숙을 걱정하는 목소리에 묻히고 있다. 과거 선발업체들의 신제품 데뷔 무대로 각광받아 온 '모바일월드콩그레스(MWC)'에서도 새롭게 출시된 스마트폰보다 무서운 속도로 시장을 잠식하고 있는 중국 후발업체들의 웨어러블 기기가 더 큰 관심을 받았다.
최근 IT주들의 잇단 악재도 스마트폰 시장 포화에 대한 우려를 방증한다. 지난 1월 말 중국 레노버가 구글에서 모토롤라를 인수한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LG전자 주가가 크게 하락했다. 한때 회생 조짐을 보이던 국내 3위 팬택의 두 번째 워크아웃도 재개됐다. 오보 소동으로 마무리됐지만 삼성의 전략 상품인 갤럭시S5의 품질 논란이나 일부 부품사들의 경영권 매각 이슈도 같은 맥락으로 풀이된다.
미래 가치를 반영하는 주식시장 특성상 스마트폰에 대한 염려는 작년 하반기 부품업체들의 부진한 주가 흐름에 이미 반영됐다. 부품업체들의 매출과 이익이 전년보다 두 배 이상 성장했음에도 불구하고 주가는 붐 이전 수준으로 하락했다.
그러나 이 같은 장기 소외와 과도한 우려가 새로운 투자 기회로 탈바꿈할 수 있다. 스마트폰의 가치사슬 구조가 한창 성장하고 있는 태블릿PC 등 각종 스마트 기기와 유사하기 때문이다. 최근 주목받고 있는 각종 웨어러블 기기도 이미 경쟁력을 갖춘 스마트폰 부품 공급망을 활용할 개연성이 높다. 아울러 스마트폰 시장이 성숙기에 접어들고는 있지만 기능 차별화를 위한 부품 수요가 지속되고 규모의 경제를 바탕으로 중국 등에 진출한다면 여전히 시장 평균을 웃도는 실적 개선이 가능하다. 현재의 위기가 오히려 기회로 여겨지는 이유다.
장밋빛 전망 기업의 주식이 반드시 높은 수익을 담보하는 좋은 주식은 아니다. 주가 수준이 낙관적 기대를 이미 반영하고 있을 수도 있다. 오히려 산업이나 기업을 바라보는 투자
[김영준 교보증권 리서치센터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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