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수 기술을 보유한 창업자들이 연대보증 없이도 신용대출을 받을 수 있는 길이 열린다. 창업 열기를 막는 연대보증을 단계적으로 제거해 나가겠다는 계획이다.
금융위원회 관계자는 23일 "산업은행과 기업은행에서 우수 기술을 보유한 창업자들이 연대보증 없이 신용대출을 받을 수 있는 상품을 만들 계획"이라고 밝혔다. 우선 정책금융기관에서 연대보증 없는 대출 상품을 지원하고 단계적으로 연대보증이 사라질 수 있는 금융 환경을 조성하겠다는 방침이다.
이 관계자는 "기술 평가가 제대로 이뤄질 수 있다면 굳이 연대보증을 할 필요가 없다"며 "정부가 추진 중인 기술정보평가시스템(TDB)이 제대로 정착된다면 연대보증이 필요 없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지난 20일 민관 합동 규제개혁 점검회의에서 '연대보증으로 인해 창업에 실패한 CEO의 재도전이 어렵다'는 지적이 제기되자 제도 개선에 나선 것이다.
은행권에서 담보나 보증서 없이 창업자에게 신용대출하는 상품이 나오는 것은 처음이다. 마땅한 담보가 없는 창업 기업에 대해서는 대표이사의 연대보증을 요구하는 것이 일반적이었다.
이와 더불어 신용보증기금ㆍ기술보증기금이 올해 2월부터 실시한 우수 창업자에 대한 연대보증 부담 면제 제도도 정비된다. 신보ㆍ기보는 기술평가등급이 일정 수준 이상으로 우수 기술력을 보유하거나 교수ㆍ연구원 등 전문가가 창업한 기업에 대해 창업자의 연대보증을 면제하고 있다.
제도가 시행된 지 2개월이 지났지만 현재까지 연대보증 면제를 신청한 창업 기업은 신보ㆍ기보 모두 '제로'인 것으로 나타났다. 올해 초 정책 발표 당시 연간 무려 1000여 개 창업 기업이 연대보증 면제 혜택을 받을 것으
연대보증 면제 대상을 2월 이후 신규 창업자로 한정해 기존 창업 기업들은 전혀 혜택을 보지 못했기 때문이다. 금융위 관계자는 "기존 창업자에 대해서도 점진적으로 대표이사 연대보증을 면제하는 방안을 검토하겠다"고 말했다.
[안정훈 기자 / 배미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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