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일 한국씨티은행은 디지털뱅킹 중심 전략을 위해 소매금융 영업점을 축소한다고 밝혔다. 씨티은행은 향후 한국 비즈니스는 서울 부산 대구 대전 인천 광주 등 전국 6개 주요 도시에 집중될 것이며 부유층 고객을 주요 대상으로 해 디지털 전략에 주력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다음달 9일자로 수원역, 경서동, 도곡매봉, 압구정미성, 이촌중앙 등 5개 지점이 먼저 폐쇄되면서 7주간 56개 점포가 문을 닫을 계획이다. 두 달 만에 지점 30%를 줄이는 파격적인 조치다. 이렇게 될 경우 지점당 인력을 10명으로 감안하면 500~600명 정도 인력 구조조정이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씨티은행은 지난해에도 지점을 218개에서 190개로 28개를 줄였다. 2012년에는 199명이 명예퇴직했다.
강정훈 씨티은행 경영지원그룹장은 "명예퇴직은 노사합의 사항인 만큼 아직 정해진 것이 없다"면서 "폐쇄지점 직원들은 통합되는 지점으로 이동시킬 계획"이라고 설명하고 있다.
은행 노조는 강력하게 반발하고 있다. 8일 조엘 코른리히 씨티은행 수석부행장은 노조와 만나 지점 폐쇄 계획 등을 설명했다. 조성길 씨티은행 노동조합 국장은 "쟁의 신청과 파업 등을 포함해 모든 수단을 강구하겠다"고 밝혔다.
씨티은행 사측은 은행 경영환경이 급변하면서 점포 축소는 불가피하다고 설명하고 있다. 디지털뱅킹 발달로 90% 이상의 거래가 비대면 채널에서 발생하고 있어 지점 축소가 경쟁력 향상을 위한 조치라는 것이다.
그러나 노조 측에서는 은행 경영 실패 책임을 직원들에게 전가하는 것이라고 설명하고 있다. 이번에 폐쇄되는 5개 지점 중 두 곳은 설립된 지 2~3년밖에 되지 않은 곳으로 사실상 영업 실패를 자인하고 있다는 것이다. 또한 하영구 행장이 지난해 금융권에서 현직 최고경영자(CEO) 중 가장 많은 28억여 원의 고액연봉을 받았고 은행 임원들이 3억원 이상 연봉을 받는 상황에서 지점을 축소하고 인력을 구조조정하려는 것에 분노하고 있다.
이미 대대적으로 지점 수를 줄여온 SC은행도 지점 추가 축소 계획을 가지고 있다. 지난해 11월 SC그룹 경영진은 영국 런던에서 열린 투자자 대상 행사에서 한국의 지점 수를 25%(약 90곳) 줄이겠다는 뜻을 밝혔다. SC은행은 2010년 말 407곳이었던 지점 수가 2013년 말에는 341곳으로 줄었다. SC은행도 내점고객이 줄어드는 것을 지점 축소 이유로 설명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외국계 은행들이 표면적으로는 비대면거래
[이덕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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