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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인들이 국내 채권을 순매수하고 있다는 것은 우리 경제를 낙관적으로 평가하고 있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23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채권시장 내 외국인 잔액은 지난 2월 초 93조2000억원으로 저점을 기록한 후 꾸준히 증가해 96조원에 육박하고 있다.
지난 22일 기준 외국인 잔액은 95조9000억원 수준이다. 지난해 5월 외국인 잔액은 103조원까지 급증했으나 이후 미국 양적완화 축소(테이퍼링)에 대한 염려로 감소해 지난해 말 기준 94조원대까지 떨어진 바 있다.
국내 시장의 가장 큰손인 템플턴 글로벌 채권펀드의 자금 이탈에도 외국인 잔액이 늘어난 것은 스위스 프랑스 등 유럽 투자자금의 매수세가 꾸준히 유입되고 있기 때문이다. 신영증권에 따르면 지난 1분기 스위스와 프랑스의 국내 채권투자 잔액은 각각 1조1000억원, 6460억원 증가했다.
특히 주목할 만한 점은 유럽 투자자들의 국내 채권 매수가 공교롭게도 일본 국채 매도 시기와 겹친다는 점이다. 시장에서는 일본 시장에서 돈을 뺀 외국인들이 대체투자처로 국내 채권을 선택하고 있다는 해석이 흘러나온다.
유럽은 일본시장 내 가장 비중이 큰 투자자로서 아베노믹스 이후 엔화 약세가 나타나면서 대규모 투자 손실을 본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14일 일본 정부가 발행하는 10년 만기 국채가 시장에서 소화되지 못해 불발된 것도 투자심리를 위축시켰다.
일본 국채가 시장에서 소화되지 못한 것은 13년4개월 만이다.
전문가들은 테이퍼링 이후에도 외국인 투자자들의 자금 이탈 가능성은 크지 않으며 국내 채권시장 수급은 양호하게 유지될 것으로 보고 있다.
김동일 프랭클린템플턴투신운용 채권부문 대표는 "외국인 투자자 입장에서 현재 한국 채권만한 투자처도 찾기 힘든 상황"이라며 "다른 개발도상국에 비해 양호한 펀더멘털과 경제 안정성을 갖추고 있으면서도 0% 가까운 이자를 주는 선진국보다는 훨씬 매력적인 금리를 지급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문홍철 동부증권 연구원은 "해외 국부펀드나 중앙은행이 포트폴리오 다변화를 위해 국내 채권을 매수하는 것 외에도 원화절상을 노린 외국인들이 시장에 많이 유입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과거 외국인 투자자들은 원ㆍ달러 환율이 1050원선 이하로 떨어지면 국내 채권을 매도하는 패턴을 보였다.
그러나 모건스탠리가 향후 원ㆍ달러 환율이 950원대로 떨어질 수 있다는 전망을 내놓고 국제통화기금(IMF)도 원화 가치가 8%가량 저평가됐다고 언급하면서 추가 절상을 노린 외국인들이 국내 채권 비중을 늘린 것으로 풀이된다.
다만 양호한 수급 환경에도 금리 상승에 대한 대비는 필요하다는 조언이다. 신동수 NH농협증권 연구원은 "미국 중국 등 경
[김혜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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