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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서 삼성그룹이 지난해 가을부터 계열사 사업 재편과 함께 전자ㆍ금융 계열 분리를 위한 지분 정리 작업에 돌입하자 시장은 삼성의 지배구조 개편에 주목하기 시작했다. 지난 8일 삼성그룹이 그동안 소문으로만 돌던 삼성SDS 상장(IPO)을 공식 발표하고, 다음날 삼성생명과 삼성증권이 각각 삼성자산운용과 삼성선물을 100% 자회사로 편입하자 '지배구조 개편의 속도가 예상보다 빨라지는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왔다.
12일 주가 움직임에 대해 이경민 대신증권 애널리스트는 "최근 그룹이 움직이고 있는 가운데 이건희 회장의 건강 문제가 다시 불거지면서 대주주가 그룹의 지배구조를 보다 확고히 할 것이란 전망을 하게 됐다"며 "핵심 기업인 삼성전자, 삼성물산, 삼성생명이 강세를 보인 것"이라고 설명했다.
삼성그룹 지배구조를 단순화하면 삼성에버랜드→삼성생명→삼성전자→삼성SDI→삼성물산→삼성에버랜드의 순환 출자구조로 이뤄져 있다. 시장에서는 삼성에버랜드(비상장), 삼성전자, 삼성물산이 각각 인적분할해 지주회사와 사업회사로 나뉜 후 지주회사들이 다시 합쳐져서 오너가 확고한 지배력을 가진 삼성에버랜드 중심 지주회사를 만드는 시나리오가 유력하게 거론된다. 이 경우 삼성전자 자사주(11.4%)와 삼성물산이 보유한 삼성전자 지분(4.1%)을 비교적 쉽게 활용할 수 있다.
키움증권에 따르면 새로 태어나는 삼성전자홀딩스(가칭)가 자사주와 전자 계열사 지분을 포함한 유가증권을 가져가고, 이 회장 및 특수관계인이 보유한 삼성전자 사업회사 지분을 홀딩스에 현물출자할 경우 삼성전자홀딩스 특수관계인 지분은 약 42%로 급증하게 된다.
오너 입장에서는 큰 돈을 들이지 않고 지배력을 높일 수 있는 셈이다. 삼성생명이 가진 지분이 '금융회사의 비금융회사 의결권 5% 제한' 규정에 묶인다 하더라도 약 29.4%의 의결권을 가져가 경영권 방어에 무리가 없을 전망이다.
이날 호텔신라(2.69%), 제일기획(
반면 삼성전기(-2.84%), 삼성SDI(-2.33%) 등 10개 계열사는 이날 하락 마감했다.
[조시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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