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권이 수익 다변화를 위해 중소기업을 적극 공략하면서 관련 대출이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 올해 1~4월 대출 증가액이 전년 동기 증가폭보다 37%나 확대됐을 정도로 가파른 증가세를 보임에 따라 일부에서는 은행 간 과열 경쟁과 부실 채권 증가 등 염려도 내놓고 있다.
16일 한국은행 등에 따르면 4월 말 기준 은행권 중기 대출 잔액은 487조3000억원으로 작년 말에 비해 13조9200억원가량 증가했다. 작년 1~4월에 2012년 말 대비 10조1800억원가량 늘었던 것과 비교하면 증가폭이 37%나 확대된 것이다.
올해 1~4월 증가폭을 은행별로 보면 중기 대출 시장을 선도해온 IBK기업은행이 3조4200억원으로 가장 많고, 우리은행(1조5500억원)이 그 뒤를 이었다. 외환은행과 NH농협은행은 각각 1조4400억원과 1조3300억원 증가폭으로 3위와 4위를 기록하며 신한ㆍ하나ㆍ국민은행 등 전통적 강자를 모두 앞질렀다.
특히 외환은행은 대기업 위주 관행을 깨겠다는 전략과 김한조 행장이 밝힌 '중기 대출 강조론'이 맞물리면서 적극적으로 시장을 공략하고 있다.
중기 대출이 이처럼 빠른 증가세를 보이는 것은 은행들이 수익을 낼 만한 곳을 찾아 이동하고 있기 때문이다. 대기업 부실이 잇따라 나오고 있는 데다 가계부채 문제로 개인대출을 크게 늘릴 수
은행권이 중기 대출을 확대하면서 관련 기업들이 설비ㆍ운전자금 등을 조달하는 데 도움이 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하지만 시장 주도권을 잡으려는 은행들이 출혈 경쟁을 벌일 수 있다는 염려도 나온다.
[김규식 기자 / 안정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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