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5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차석용 부회장은 지난달 30일부터 이달 2일과 3일까지 세 번에 걸쳐 본인이 소유했던 LG생활건강 보통주 2만2000주를 모두 팔았다. LG생활건강의 특수관계인 지분율은 34.17%에서 34.03%로 0.14%포인트 떨어졌으며 차 부회장은 주식매각 대금 110억원가량을 확보했을 것으로 추정된다.
차 부회장은 지난해 말 보통주를 대량 매각한 데 이어 6개월 만에 우선주 1만주만 남기고 보유주식을 모두 팔게 됐다. 그는 지난해 말에도 5일에 걸쳐 보통주 1만7888주와 우선주 3888주 등 2만1776주를 처분해 109억원을 확보한 바 있다. LG생활건강 관계자는 "차 부회장이 지분을 개인적으로 매각해 의미 있는 일에 사용할 계획이라고 말했다"고 전했다. 실제로 차 부회장은 경제적으로 어려운 학생들에게 장학금을 전달하고, 국내외 대학에 꾸준히 기부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차 부회장의 지분 매각 소식이 알려지면서 LG생활건강 주가는 이날 47만2500원으로 전거래일보다 6만4500원(12.01%)이나 떨어졌다. 성장동력 부재 우려로 주춤하던 주가가 엘리자베스 아덴 인수 추진 소식 덕에 상승하는 상황에서 대표이사의 지분 매각 소식이 전해지자 투자심리가 위축됐기 때문이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차 부회장이 매각 대금을 의미 있는 일에 쓰는 게 사실이라고 하더라도 회사 지도부가 지분을 파는 건 좋은 신호라고 볼 수 없다"며 "투자자들 입장에선 그냥 차익을 남기려는 것으로 해석할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일각에선 차 부회장이 연초 코카콜라음료와 더페이스샵 등 주요 계열사 대표이사에서 물러났던 것과 연관성이 있는 행보가 아니냐는 해석도 조심스럽게 나온다. 화장품 업계 관계자는 "업계에선 차 부회장의 보통주 전량 매각이 대표 자리에서 물러나는 수순이 아니냐는 얘기까지 돌고 있다"며 "갑자기 지분을 정리하는 행동은 회사 내 입지가 변했기 때문이라고 볼 수밖에 없지 않냐"고 말했다. 하지만 LG생활건강 측은 차 부회장의 보유 지분 매각과 퇴진과는 전혀 관계가 없다고 부인했다. 회사 관계자는 "차 부회장의 대표이사직 임기 만료 예정일은 2016년 3월로 아직 멀었다"며 "회사 내부적으로도, 개인 신변으로도 아무 변화가 없다"고 밝혔다.
차 부회장의 거취를 두고 '불안한 소문'이 오가면서 엘리자베스 아덴 인수전도 어떤 방향으로 흐를지 관심사다. 공격적인 인수ㆍ합병(M&A)으로 LG생활건강의 성장을 이끈 차 부회장이 이번 인수에 상당히 공을 기울이고 있었기 때문이다. LG생활건강 인수 추진 소식으로 35달러를 유지하던 엘리자베스 아덴 주가는 지난달 13일 약 27달러로 급락한 뒤 지금도 28달러를 넘지 못하고 있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엘리자베스 아덴의 부진은 지난달 13일 발표된 '어닝 쇼크' 때문이었다"면서도 "적자 기업이라는
[손동우 기자 / 용환진 기자]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