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유가증권시장에서 바이 코리아(Buy Korea) 행진을 이어온 외국인은 삼성그룹 종목을 집중 매수한 것으로 나타났다.
9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외국인이 '사자' 행진을 이어온 최근 17거래일(5월 13일~6월 5일) 동안 순매수한 상위 20개 종목 중 5개 종목이 삼성그룹주였다.
외국인이 가장 많이 사들인 종목은 역시 전통적인 증시 대장주 삼성전자(7098억원)였다.
올해 초부터 이 종목에 관심을 보여온 외국인은 지난 9일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이 입원한 이후 12거래일(5월 12~27일) 연속으로 삼성전자를 쓸어담는 등 더 강한 매수 강도를 보였다.
삼성 지배구조에서 주요한 고리로 주목받는 삼성물산(846억원·10위), 호텔신라(843억원·11위), 삼성화재(731억원·14위), 삼성생명(699억원·19위)에도 외국인의 매수세는 집중됐다.
이 기간 이들 다섯 종목에 대한 외국인의 순매수 합계 금액은 1조216억원으로, 같은 기간 코스피 전체 순매수 금액인 3조920억원의 30%가 넘는다.
외국인의 이같은 매수세는 지배구조 개편이 급물살을 타면서 삼성그룹주 전반에 대한 재평가를 기대하고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특히 지난 2일 삼성그룹 지배구조의 정점에 있는 삼성에버랜드의 내년 상장 발표가 이뤄지자 삼성의 승계작업 등이 가속화될 것이란 전망이 나오며 투자심리를 더욱 부추기고 있다. 승계작업과 지배구조 재편이 속도를 더욱 내는 과정에서 삼성의 핵심 계열사들의 지분가치가 급등할 것이란 기대감에 외국인들이 몰
강현철 우리투자증권 연구원은 "외국인의 매수 상위 종목을 살펴보면 종목 수나 매수 규모 면에서 모두 이례적인 수준을 나타낸다"며 "지루하던 한국 증시에 모처럼 나타난 지배구조 변화라는 이슈가 외국인의 관심을 끌고 있다"고 말했다.
[매경닷컴 방영덕 기자]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