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 기사는 06월 04일(15:36) '레이더M'에 보도 된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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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의 외국환평형기금채권(외평채) 투자자 모집이 성공적으로 마무리되면서 한국계 외화채권 시장이 다시 분주해지고 있다. 공기업과 은행 위주로 외화조달을 추진하는 모습이 잇달아 포착되는 등 한동안 뜸했던 외화채권 발행이 활기를 되찾는 모습이다.
4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KB국민은행과 외환은행은 달러화채권 발행을 위해 외국계 IB들을 주간사로 선정하는 등 발행 작업에 속도를 내고 있다.
KB국민은행은 뱅크오브아메리카(BoA) 메릴린치, 바클레이즈, BNP파리바, 씨티, 스탠다드차타드를 공동 주간사로 선정하고 5억달러 규모 달러채 발행을 준비 중인 것으로 전해졌고, 외환은행은 주간사로 HSBC, 미즈호증권, KEB아시아 등 5곳을 정해놓은 상태다.
공기업 중에서는 한국석유공사가 달러 기준 7억달러 규모의 해외채권 발행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석유공사는 시장 상황을 지켜보며 달러화나 유로화 등 발행 여건이 더 좋은 통화로 자금을 조달하겠다는 입장이다.
정부가 전세계 투자자들의 높은 관심 속에서 외평채 발행에 성공한 것이 향후 한국계 기관의 외화 조달에 상당히 긍정적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특히 이번 외평채는 30년 만기로 발행돼 민간 부문의 초장기 외화채권 발행도 기대해볼 수 있게 됐다.
정부는 전날 30년 만기 10억달러 규모의 달러화채권과 7억5000만유로의 유로화채권 등 달러 기준 총 20억달러 상당의 외평채를 발행했다. 싱가포르 국부펀드 테마섹(신용등급 AAA)보다도 낮은 가산금리로 발행했다는 게 정부측 설명이다. 스탠다드앤드푸어스(S&P)는 이번 외평채에 A+ 등급을 부여했다.
IB업계 관계자는 "이번 외평채 발행으로 한국계 외화채권 발행에 기존보다 더 우호적인 환경이 조성될 것으로 보인다"며 "특히 만기를 장기화하고 발행통화가 다변화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설명했다.
한국물에 대한 해외 투자자들 관심도 높다. 최근 KT가 10억달러 규모의 글로벌본드를 발행했을 당시 접수된 투자 수요는 40억달러(4조1000억원)에 달했다. 정부의 이번 외평채에도 발행금액의 4배가 넘는 45억달러(4조6000억원)의 주문이 쏟아진 것으로 알려졌다.
달러채 발행을 준비 중인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해외 투자자들이 한국 경제의 펀더멘털을 상당히 긍정적으로 평가하고 있다"며 "투자자들이 투자에 적극적으로 나서면서 발행조건이 발행사에 유리한 상황이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전경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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