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IG손보와 매각주간사인 골드만삭스는 11일 우선협상대상자로 KB금융지주를 선정했다고 밝혔다. 매각 대상 지분은 LIG손보의 오너 일가가 보유하고 있는 19.83%다. 시장에서는 KB가 인수가로 6000억원대 중ㆍ후반을 제시한 것으로 보고 있다. 매각자 측은 가격뿐만 아니라 KB 같은 대형 금융사가 인수하는 편이 이점이 있다고 판단한 것으로 알려졌다.
시장에서는 롯데도 KB와 비슷한 수준의 가격을 제시한 것으로 보고 있다. 하지만 LIG 노조가 롯데ㆍ동양생명 등을 새 주인으로 반대하면서 KB의 점수가 높아졌다는 분석도 나온다.
하지만 KB가 LIG손보를 가져가려면 넘어야 할 산이 많다. 매각자 측이 '2주간 조건부'라는 단서를 달았기 때문이다. 2주간의 협상 기간에 KB가 △내분 사태로 인한 혼란 △기관경고ㆍ경영진 징계로 인한 '금융위원회의 인수 승인' 차질 가능성 등에 대해 해결책과 답을 내지 못할 경우 롯데ㆍ동양생명 등 다른 후보자들과 다시 협상을 시작할 수 있다는 게 매각자 측 생각이다.
잇따른 금융 사고와 내분 등으로 이미 KB지주ㆍ국민은행이 기관경고를, 임영록 회장과 이건호 행장 등 주요 경영진은 중징계를 사전 통보받은 상태다. 보험업법상 '최근 3년 이내에 금융위로부터 기관경고 이상의 징계를 받은 기관'은 보험사의 대주주가 될 수 없다. 그러나 이 조항에 우선하는 금융지주사법의 특례조항에는 '금융위의 승인을 얻어 자회사를 편입할 경우 대주주 자격이 갖춰진 것으로 본다'고 돼 있다. 금융위의 승인이 있으면 인수가 가능하다는 얘기다. 그러나 KB가 잇단 사고를 일으켜 고객 불신이 컸던 점을 감안할 때 금융위가 '보험업법 요건'을 무시한 채 승인을 내주기가 쉽지 않을 수도 있다는 게 전문가들 관측이다.
금융위 관계자는 "지주회사법상 기관경고 자체가 M&A 무산을 의미하지는 않는다"며 "하지만 인수 승인 과정에서 경영실태 등을 보는데 기관경고는 여기에서 마이너스 요인이 된다"고 설명했다. 이와 함께 KB의 주요 경영진ㆍ이사진이 대거 징계 대상에 올라 있는 상황에서 우선협상 과정 중 M&A와 관련한 결정을 신속하게 내릴 수 있느냐도 변수로 작용할 수 있다.
KB가 12번째 계열사로 LIG손보를 품게 되면 자산 규모로는 국내 최대 금융그룹이 될 수 있다. 1분기 보고서를 기준으로 할 때 KB의 자산(297조8000억원)과 LIG손보의 자산(22조2000억원)을 합치면 320조원에 달해 318조8000억원인 신한을 제칠 수 있기 때문이다. 또 기존 자회사인 KB생명과 함께 손보사도 경영하게 돼 비은행 사업
[김규식 기자 / 이덕주 기자 / 신수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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