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13일 유가증권시장에서 SK이노베이션과 에쓰오일 주가는 각각 3.48%, 1.62% 올랐다.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서부텍사스산원유(WTI) 가격이 전날보다 2.04% 뛴 배럴당 106달러를 기록한 영향이 컸다. 세계 8위 산유국인 이라크에서는 급진 수니파 무장단체 '이라크ㆍ레반트 이슬람국가(ISIL)'와 정부군 간의 내전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게다가 석유수출국기구(OPEC)가 하반기 원유 생산량을 동결하기로 결정하면서 유가 상승 압력은 더욱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이라크에서 플랜트 사업을 하고 있는 건설사 주가는 급락했다. 대우건설은 4.47% 떨어지면서 나흘 연속 하락했고, 삼성엔지니어링과 현대건설 주가도 약세를 보였다. 대우건설은 이라크 남동부 바스라주의 가스ㆍ오일 분리 플랜트(DGS) 공사를 5억4580만달러에 수주한 상황이다. 현대건설ㆍGS건설ㆍSK건설ㆍ현대엔지니어링 등 국내 4개 대형 건설사도 올 초 합작회사를 설립해 60억4000만달러 규모 이라크 카르발라 정유공장 계약을 따낸 바 있다.
이라크에 광구를 가지고 있는 한국가스공사도 이라크 내전 위기 여파로 주가가 3.48% 떨어졌다. 안형준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카르발라 정유공장의 경우 시아파 성지 근방에 위치하고 있어 이번 내전 영향을 받을 수도 있지만, 계약 자체가 취소되지는 않을 것"이라며 "그 외의 종목은 내전 영향권에서 벗어나 있거나 이라크에서 사업을 하고 있지 않기 때문에 이들 종목의 주가 하락은 과도한 측면이 있다"고 말했다.
이날 코스피는 전날보다 20.80포인트(1.03%) 하락한 1990.85를 기록했다. 코스피가 하루 만에 1% 이상 하락한 것은 지난달 7일 이후 25거래일 만이다. 이라크 내 무력 충돌 가능성이 커지면서 전날 미국 등 선진 증시가 일제히 하락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외국인은 코스피에서 2545억원을 팔아치우면서 지난달 13일부터 21거래일간 이어졌던 순매수 행진을 멈췄다. 업종별로는 의료정밀과 전기가스가 각각 4.39%와 2.88% 떨어져 가장 큰 하락폭을 보였고 전기전자(-2.44%), 건설(-1.52%), 증권(-1.04%) 등 거의 모든 업종이 하락했다. 대형주 중 삼성전자 주가가 3.26%로 가장 크게 떨어진 가운데 한국전력 신한지주도 1~2% 하락했다.
전문가들은 당분간 이라크 내전이 장기화되면서 투자심리가 악화될 수는 있겠지만 국내 증시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이
[용환진 기자 / 김윤진 기자]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