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헤지펀드 등 외국 투자자들이 삼성전자가 필요 이상의 자금을 쌓고 있다며 주주에게 이익을 늘려달라고 압박하고 있다.
헤지펀드 업체 페리캐피털, 뮤추얼펀드 업체 야크만애셋매니지먼트와 아르티잔파트너스 등 월가 대형 투자자들은 최근 삼성전자 경영진과 만나 배당 확대와 자사주 매입 등을 요구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8일 보도했다. 이들은 삼성 측이 600억달러(약 60조7000억원)의 현금을 쌓아놓고도 그에 걸맞은 주주환원 정책을 펼치지 않는다고 비판했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이익의 7.2%를 배당했다. 하지만 주가와 비교한 시가배당률로는 1%에 불과했으며 자사주 매입은 2007년 이후 멈췄다. 외국인 투자자들은 삼성전자 지분율을 2008년 42%에서 현재 50%까지 높였다. 이들은 삼성의 주주환원 규모가 경쟁사인 미국의 애플이나 인텔, 대만 TSMC에 비해 부족하다고 지적했다.
번스타인리서치의 마크 뉴먼 연구원은 삼성의 현금 보유가 올해 250억달러가량 늘어나고 2015년 말까지 1000억달러에 달할 것으로 내다봤다. 하지만 권오현 삼성전자 부회장은 지난 3월 "더 나은 미래의 배당을 위해 지속적 성장을 해야 하며 새 투자를 위해 현금이 필요하다"고 현금 보유액 활용에 신중한 태도를 보였다.
일부 투자자들은 주주환원 확대가 삼성전자 주가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삼성전자 주가는 성장 둔화와 스마트폰 판매 우려 등으로 지난달 1
WSJ는 삼성의 가장 큰 옹호자 중 하나는 대주주인 국민연금공단일 것이라고 전했다. 국민연금공단 이사장을 역임한 전광우 연세대 교수는 "내가 계속 이사장 자리에 있고 삼성이 실적만 좋다면 (배당확대 등에 대해)강경한 입장을 취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정슬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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