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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동차는 통상 대규모 설비투자와 2만여 개 부품 공급, 브랜드 가치에 따른 높은 진입장벽으로 인해 다수의 플레이어들이 활동하기 힘든 영역이다. 우리가 익히 알고 있는 선진 메이커들, 즉 미국 빅3, 일본 빅3, 유럽계 자동차 업체가 오랜 기간 나눠서 자동차 시장을 지배하고 있는 이유다.
최근 글로벌 양상을 보면 도요타, 제너럴모터스(GM), 폭스바겐 세 브랜드의 3파전이 매우 치열하게 진행되고 있다. 모두 11~12% 수준의 유사한 시장점유율을 보이고 있다. 이 업체들은 판매량 1000만대라는 숫자에 대한 두려움과 집착을 동시에 보여준다. 1000만대는 1990년대 이후 자동차 업계에선 범접하기 힘든 '마의 벽'으로 여겨져왔다.
2000년대 초까지 80년간 인수ㆍ합병을 통해 몸집을 불리며 1위를 유지하던 GM이 1000만대 판매를 앞두고 넘어져 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 이후 Chapter11(기업 파산)의 수모를 당했다. 1위 GM이 흔들리던 기간 일본 도요타는 빠른 글로벌 확장과 특유의 TPS(도요타생산시스템)를 앞세워 1000만대에 도전했지만 2008년 897만대에서 대규모 리콜과 자연재해에 부딪혀 무너지고 말았다. 두 대형사의 1000만대 판매 시도 실패는 다른 완성차 업체에도 1000만대에 대한 두려움을 형성했다.
지난 한 해 기준으로 도요타가 998만대, 폭스바겐은 973만대, GM은 971만대로 역시 1000만대를 채 팔지 못하며 조심스러운 행보를 보였다. 5위 현대차그룹은 자동차 회사 중 그 유례를 찾아보기 힘든 속도로 성장해왔다. 그러나 대형 업체들의 선례를 보며 지난 3년간은 급속한 양적 성장 이후 부작용을 최소화하기 위해 질적 성장에 집중하면서 속도를 조절해왔다. 속도 조절의 결과 현대차그룹은 2013년 755만대, 올해 800만대 판매에 만족할 수밖에 없었다.
주가 역시 지난 3년간 현
[고태봉 하이투자증권 기업분석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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