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듬체조 국가대표선발전 의혹의 이면에는 관행처럼 뿌리박힌 비리가 원인이라는 주장이 나오고 있습니다.
아이들을 두고 금품이 횡행하는 리듬체조계의 실태를 강영구 기자가 심층 취재했습니다.
올해 초 대한체조협회에는 한 통의 진정서가 날아듭니다.
진정서에는 리듬체조 기술위원회 조직의 고위 관계자의 명단과 이들의 비리를 주장하는 내용이 담겨 있습니다.
강영구 기자
-"몇몇 간부들이 코치와 학부모들로부터 금품을 제공 받았다며, 현금 내역과 수표 일련번호까지 상세하게 기록하고 있습니다."
학부모들은 이미 금품 상납이 관행처럼 뿌리 박혔다고 말합니다.
인터뷰 : 김선미(가명) / 학부모
- 00대 출신이신 코치 선생님에게 배우는 학생들과 학부형들은... 엄마들이 팀별로 한 명당 10만원씩 한 팀별로 들어가서 봉투를 드리는 것으로 돼 있습니다."
리듬체조 발표회와 같은 행사 때면 기부금 명목의 티켓 판매도 학부모들의 몫입니다.
대한체조협회는 진정서에 이름이 올라온 4명 가운데 2명이 자진 사퇴하는 것으로 사건을 마무리했습니다.
인터뷰 : 김동민 / 대한체조협회 전무이사
-"진정서가 접수된 이후에 부회장과 기술위원은 도의적인 책임을 가지고 사표를 제출했습니다. 그리고 나머지 두 분은 내용이 경미하다고 (체조협)회장님께서 판단해서 그대로 기술위원회에 잔류토록 했습니다."
진정서 파문의 중심에 선 이모 교수.
취재진은 몇차례 연락을 시도했지만, 답변을 들을 수 없었습니다.
☎: A대 체조학과 조교
-"선생님한테 연락이 지금 안되는데요. 오늘 전화를 안받으세요."
이런 금품 비리 사건이 일어날 수 있는 까닭은, 리듬체조계를 독식하고 있는 특정 대학과 그 산하 초, 중, 고등학교로 이어지는 독주형태가 빚는 폐해 때문이라는 지적입니다.
이 대학 출신인 전직 국가대표 코치조차 '일방 독주'라며 개선의 필요성을 말했습니다.
☎ : A대출신 전
-"경쟁이 없어서 그래요. 잘못되고 있다는 것을 다 알아요. 다 아는데 용기가 없는 거예요."
리듬체조계의 스타를 꿈꾸는 학생들. 어른들의 어두운 뒷모습에 싹조차 틔워 보지 못하고 꿈이 꺾이는 것은 아닌지 걱정스럽기만 합니다.
MBN뉴스 강영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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