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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기사는 09월 05일(14:59) '레이더M'에 보도 된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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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최대 규모의 삼성전자 반도체 대리점법인 에스에이엠티(SAMT)가 경영실적 악화로 매각에 적신호가 켜졌다. 이미 두 차례나 매각에 실패해 매각가를 낮추지 않으면 이번에도 무산될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상황이 불투명해지자 채권단은 SAMT 매각방식을 공개경쟁입찰에서 수의계약으로 전환키로 했다.
5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SAMT는 상반기 매출액(연결기준)이 5154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5538억원)과 비슷한 수준이지만, 영업손실 64억원, 당기순손실 101억원을 기록하며 적자로 돌아섰다. 2분기 실적만 보면 1분기보다 더 악화돼 영업손실 131억원, 당기순손실 170억원을 냈다.
SAMT 경영실적이 급격히 나빠진데엔 팬택의 법정관리(기업회생절차) 영향이 컸다. SAMT는 350억4800억원에 달하는 팬택 매출채권을 보유하고 있다. 때문에 인수·합병(M&A)업계와 SAMT 주주들은 팬택의 법정관리 여부에 신경을 곤두세우던 차였다. 팬택이 법정관리에 들어가면 SAMT가 보유한 매출채권도 거의 휴지조각이 되기 때문인데 결국 SAMT의 상반기 대손상각비는 222억원으로 불어났다.
이제 매각 성사의 열쇠는 씨티·우리은행 등 채권단으로 넘어갔다. 일반적으로 매각을 추진 중인 기업은 경영실적이 좋아질수록 매각가가 높아진다. 반대로 SAMT처럼 경영지표가 악화되면 몸값을 낮추지 않으면 실패할 가능성이 높다. 원매자들은 이미 SAMT의 기업가치를 이전보다 낮게 평가하는 실정이다.
SAMT는 두 번이나 공개 매각을 시도했지만 가격협상 실패로 불발됐다. 지난해 사모펀드 등이 관심을 가졌지만 채권단이 원하는 가격에 못 미치는 수준을 제시해 결렬됐다. 이후 지난해 11월 새로 매각 공고를 내고 재매각에 나섰고 인터파크 자회사 아이마켓코리아가 인수를 추진하다 가격조건 등을 이유로 본입찰에 불참해 또다시 수포로 돌아갔다. 채권단은 다른 전략적투자자(SI)와 개별협상을 진행하기도 했지만 이 역시 최종 가격조율에 실패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번 매각 작업에 정통한 한 관계자는 "SAMT가 경영적자로 돌아서면서 매각에 빨간불이 켜진 것"이라고 전했다.
[신수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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