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 지주회장·행장 겸임 여부부터 논의

◆ 임영록 KB회장 해임 / KB 앞으로 어떻게 ◆
임영록 KB금융지주 회장이 17일 이사회에서 전격 해임되면서 경영공백 상태에 놓인 KB금융그룹 지배구조에도 대변화를 예고하고 있다.
KB금융지주가 회장 직무대행으로 선임된 윤웅원 부사장의 법적 효력을 얻기 위해 지난 15일 법원에 승인 요청한 가운데 법원이 'KB사태'를 수습할 만한 임시 대표이사를 새롭게 선임할 가능성도 있다. 금융권 관계자는 "차기 회장이 선출될 때까지 경영공백에 놓인 KB금융그룹을 이끌 회장 직무대행 겸 임시 대표이사를 법원에서 선정한다"며 "위기의 KB금융그룹을 이끌 적임자로 윤 부사장뿐만 아니라 외부 인사도 고려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KB지주 이사회는 법원의 직무대행 결정과는 별도로 차기 대표이사 회장 선출 절차를 곧바로 진행할 예정이다. 이후 신임 지주 회장과 사외이사들이 공석인 국민은행장 선임 작업에 들어가게 된다.
그러나 지난 1년간 '지주 회장-은행장' 조직구도에서 극심한 내분을 겪은 터라 지배구조부터 개선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지주 회장이 은행장을 겸임하는 대신 계열사 관리를 위한 지주 사장직을 부활하는 방안이 논의될 수 있다. 의사결정에 효율성을 가미하면서 내부 소통을 강화하려는 목적이다. 지주 회장에는 정무감각이 뛰어나고 통솔력 있는 외부 인재를 중용하고 은행장에는 내부 조직을 잘아는 인사를 천거하는 것도 논의될 수도 있다.
KB금융지주 이사회는 조만간 간담회를 열고 차기 회장을 뽑기 위한 '회장후보추천위원회(회추위)'를 구성하기로 했다.
회추위는 사외이사 9명으로 구성되는데 사실상 이사회에서 이름만 바뀐다. 회추위는 3차 회의에서 평판조회 등을 거쳐 회장 후보군을 3명 정도로 압축하고 열흘 뒤 면접을 거쳐 최종 1명의 내정자를 확정할 계획이다. 회장 내정자가 되려면 회추위 구성원(9명) 중 3분의 2(6명) 득표를 받아야 한다.
임 회장 사퇴에 맞춰 차기 회장 잠재 후보군은 곧바로 도전장을 내밀 것으로 보인다. 청와대와 금융당국도 차기 회장 평판조회에 나선 것으로 전해졌다.
KB회장에는 금융시장을 잘 아는 외부 전문가가 회장자리에 적임이라는 진단이 나온다. 조준희 전 기업은행장, 이종휘 미소금융중앙재단 이사장, 이동걸 전 신한금융투자 부회장 등이 거론된다. 조직 안정을 위해 내부 출신 인사 중에 차기 후보가 배출돼야 한다는 의견이 있다.
[강계만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