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가 유럽발 경기 침체 우려의 직격탄을 맞았다. 장중 1930대까지 추락했다 간신히 1940을 수성한 채 거래를 마쳤다. 코스피가 마감 기준 1940대로 떨어진 것은 지난 5월 9일 이후 5개월여만이다.
10일 코스피는 24.33포인트(1.24%) 내린 1940.92에 거래를 마쳤다.
앞서 뉴욕 증시가 유럽 경기 침체 우려로 2%대 하락하자 투자심리가 급격하게 얼어붙었다. 국제통화기금(IMF)과 경제협력개발기구(OECD)는 지난 8일과 9일 잇달아 독일 등 유럽 경제가 침체될 것이이라고 우려를 표했다. IMF는 올해와 내년 전세계 경제 성장률 전망치를 하향 조정한 데 이어 유로존이 다시 경기 침체에 빠질 가능성이 30% 수준이라고 경고했다.
투자심리 악화는 외국인 투자자들의 이탈로 이어졌다. 이날 외국인 투자자들은 1823억원 어치를 팔았다. 지난 1일부터 6거래일 연속 매도 우위로 이 기간 중 총 매도는 1조2000억원을 웃돈다. 최근 제기된 달러 강세가 외국인 매도를 부추긴 데 이어 이날은 유럽발 경기 침체가 새로운 이탈 요인으로 작용했다.
증권가에서는 코스피가 심리적 하방 지지선인 1940을 내준 것에 의미를 부여하고 추가 하락도 배제할 수 없다는 평이다. 류용석 현대증권 투자정보팀장은 "현재 대형주 주가는 이미 지난 2011년 하반기 수준으로 떨어졌다. 중소형주들 때문에 코스피가 지지받고 있는 상황"이라며 "추가 하락이 나올 수 있다고 생각하고 대응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어 "투자자들이 증시를 둘러싼 현 상황에 대해 유럽 경기 악화, 달러 강세, 중국 증시 등 여러가지를 놓고 어떤 것을 기준으로 잡아야 하는지 혼란스러워하고 있다"며 "명확한 근거를 포착하기까지는 시간이 필요하다"고 전했다.
이날 기관 투자가는 901억원, 개인 투자자들은 827억원 순매수를 기록했다. 기관 투자가는 장중 한때 매도로 돌아섰지만 오후들어 코스피가 1940을 이탈하자 다시 매수로 돌아섰다.
프로그램 매매를 통해서는 1767억원 순매수가 유입됐다.
거의 전 업종이 내린 가운데 보험, 운송장비만 소폭 상승했다. 증권 업종은 코스피 하락에 2.65% 떨어졌으며 기계, 전기전자, 서비스, 섬유의복 등도 2% 이상 내렸다.
시가총액 상위종목들도 줄줄이 하락했다. 삼성전자는 장중 주가 110만원을 내주는 등 약세를 면치 못했다. SK하이닉스도 4% 이상 추락했다. 현대차는 보합세에 거래를 마쳤으며 현대모비스는 2% 이상 반등했다.
이밖에 호텔신라가 정부의 시내면세점 추가 허용 대상에서 제외될 수 있다는 소문으로 10% 급락했다. 골든브릿지증권은 최대주주의 지분 매각 추진 조회공시에 3% 가까이 올랐다.
코스닥 지수는 10.79포인트(1.90%) 내린 555.95에 장을 마쳤다. 다음이 카카오톡 사용자 이탈 우려로 7% 이상 내렸으며 에스엠이 엑소 멤버 루한의 이탈 소식에 하한가까지 떨어졌다.
유가증권시장에서 상승 종목은 상한가 3개를 포함해 214개, 하락 종목은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3.60원(0.34%) 내린 1070.50원을 기록했다.
[매경닷컴 김용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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