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톡 부동산이 0.2% 요율의 저렴한 수수료를 받을 수 있는 것은 타 공인중개업소처럼 아파트 단지나 도심 요지에 대형 사무실을 두지 않고 ‘소호(SOHO)’처럼 전화만 받을 수 있는 최소 면적의 사무실을 임차해 쓰기 때문이다. 또 수십 만원에서 수백만 원을 지불하는 매물 광고도 내지 않고 온라인에서 직접 ‘손품’을 파는 게 주효하다. 한 번 고객이 찾아오면 하루 종일 또는 최소 3~4시간씩 한 고객에게만 매달려야 하는 오프라인 중개업소와 달리 확실한 고객 여러 명을 한꺼번에 상담하면서 인건비와 시간 누수도 피할 수 있다.
네이버 카페 신행싸(신혼여행 싸게 가기)의 카톡 부동산 글은 한 달 사이 조회 수만 2000회였고, 댓글도 200여 개가 달렸다. 최근엔 입소문이 나면서 고객이 다른 고객에게 소개해줘 바로 카톡으로 상담이 올 정도다. 시간에 쫓기는 젊은 층은 전화보다 카톡 상담을 더 선호하는 추세다.
사실 온라인과 SNS 바람을 탄 중개수수료 가격 파괴 바람은 카톡 부동산에 그치지 않는다. 이미 20·30대 젊은 층을 중심으로 스마트폰을 사용해 아예 수수료를 아끼겠다며 직거래로 전·월셋집을 찾는 사례도 빠르게 늘고 있다. 모바일·온라인 업계에 따르면 전·월세 중개 애플리케이션(앱)은 현재 200여 개, 포털사이트에 등록된 부동산 직거래 커뮤니티는 줄잡아 2400여 개다.
대표적인 앱은 ‘직방·다방’ 등이다. 2012년 처음 출시된 직방은 이용자 수가 올해 초 100만명에서 지난달 기준 500만명으로 크게 늘었다. 직방과 제휴를 맺은 중개업소는 전국 3000여 곳에 달한다. 개인이 올린 매물을 직거래하면 중개수수료가 ‘0’원이지만 중개업소가 내놓은 매물을 선택하면 기존 오프라인 거래와 같은 수수료를 지불해야 한다는 게 함정이다. A중개 앱 관계자는 “앱에 올라온 집 상태나 융자 등 정보가 허위가 아닌지에 대한 걱정이 많다”며 “전체 거래의 90% 이상은 중개업소 매물”이라고 말했다.
스마트폰 발달로 다양한 정보를 손쉽게 올릴 수 있어 직거래가 활성화하고 수수료 할인 등 다양한 모델이 나올 전망이다.
함영진 부동산114 리서치센터장은 “4~5년 전만 해도 부동산 직거래는 인터넷에 익숙한 대학생 등 젊은 층 사이에서 원룸 등의 임대차 계약 위주로 이뤄졌으나 최근엔 오피스텔·도시형생활주택·상가·사무실로 거래가 증가했다”며 “흥정도 쉽고 수수료 절약은 물론 거래 절차도 빠른 게 장점”이라고 말했다.
온라인에서 중개수수료 가격 파괴 바람이 거세지는 것은 시장 경쟁 과열 영향이 크다. 1998년 1만8617명에 그쳤던 개업 공인중개사 숫자는 올해
그러나 직거래 증가 속도만큼 피해 사례도 늘어 주의가 필요하다. 경매로 넘어가기 직전의 집이 전세 직거래 매물로 나오는가 하면 세입자가 주인 행세를 하며 계약금을 가로채는 등 관련 피해 유형도 점차 다양해지고 있다.
[이지용 기자 / 임영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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