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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표적인 수혜업종으로 거론됐던 자동차 및 부품주가 FTA 제외 품목이 되면서 하락 반전했고, 운송·소비 관련주는 중국 서비스 시장이 개방된다는 기대감에 상승했다. 업종별 전망이 다르게 나오면서 국내 증시에 기대됐던 ‘한·중 FTA’ 모멘텀은 다소 약해진 모습이다. 이 때문에 11일 코스피는 전날보다 4.77포인트(0.24%) 오른 1963.00을 기록하는 데 그쳤다.
강현철 우리투자증권 투자전략팀장은 “한·중 FTA에 대한 기대감이 있었지만 영향력이 크지는 않다”고 분석했다.
◆ 롤러코스터 탄 차부품·가전·철강
일반적으로 FTA 타결 시 가장 큰 수혜주는 자동차와 부품이다. 하지만 이번 협정에서는 자동차가 양허 대상에서 제외되면서 허탈한 모습이다. 특히 자동차부품 업종의 실망감이 컸다. 완성차는 현지생산 비율이 높아 중국 수출물량이 전체 수출에서 차지하는 비율이 3.8%에 불과했던 반면 자동차부품은 20%를 넘어 관세가 내려갈 경우 상당한 혜택을 볼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됐기 때문이다. 현대모비스(-1.26%) 우리산업(-4.63%) 에스엘(-0.53%) 등 주요 자동차부품주는 전날까지 상승세를 탔지만 일제히 하락세로 돌아섰다.
오승훈 대신증권 투자전략팀장은 “이번 FTA에서 자동차 업종이 빠질 것이라고 대부분 예상하지 못했다”며 “실망 매물이 상당수 나오고 있다”고 말했다.
IT·디스플레이와 석유화학 업종도 관세 철폐 및 완화 비율이 높지 않다는 분석이 나오면서 힘이 빠졌다. 삼성전자(-2.92%) 포스코(-3.24%) LG화학(-1.3%) 등은 전날 2~5%의 상승률을 보였지만 이날 일제히 주가가 주저앉았다. 철강 업종도 당초 부가가치가 높은 고급강판의 중국 내 판로를 확대할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가 컸지만 중급 철강 제품에 대해서만 관세 철폐 기간이 10년 적용된다는 소식에 포스코 주가가 하락했다.
◆ 믿을 건 소비·항공운송·엔터주뿐
그동안 상대적으로 덜 조명받았던 소비·엔터테인먼트·항공 운송주 등은 대폭 올랐다. 한·중 FTA의 수혜가 제조업보다는 서비스업쪽이 더 클 것이라는 전망 때문이다. 이날 대한항공(7.08%) 아모레퍼시픽(9.28%) 리홈쿠첸(11.39%) YG엔터테인먼트(7.47%) 등 관련 종목은 일제히 주가가 뛰었다. 특히 이들 업종은 최근 주가가 약세를 보이던 상황이었다. 아모레퍼시픽 등 중국 소비 관련주는 주가가 과열됐다는 지적이 나오면서 조정받고 있었고, 항공 관련주는 국내 내수 침체로 실적 회복 속도가 느렸기 때문이다.
여영상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이번 FTA의 주요 성과는 중국 서비스 시장 개방을 이끌어냈다는 점에 있다”며 “양국의 인적교류 확대 가능성이 높은 만큼 항공운송 업종에는 확실한 기회가 될 수 있다”고 분석했다. 대한항공은 특히 전체 매출 중 12% 정도가 중국 관련이어서 이번 FTA의 수혜를 상당히 볼 것으로 보인다. 전날 1.17% 상승한 데 이어 이날도 7.08% 급등했다. 양국 간 무역이 크게 늘면서 이에 따른 항공화물 수요가 크게 늘고 인적교류도 커질 것이라는 기대감이다. 중국 진출이 확대될 것으로 보이는 한류 콘텐츠도 중국 현지 파트너와의 협력 강화가 예상되는 업체를 중심으로 수혜가 예상된다.
◆ 중국 상장사, 미운 오리서 백조될까
한국에 상장된 중국 기업들도 희비가 엇갈리고 있다. 타결 소식이 전해진 10일 일제히 급등세를 나타냈지만, 11일에는 개방 품목별로 수혜 전망이 엇갈렸다. 원양어업회사인 중국원양자원은 이날까지 4거래일 연속 상한가를 기록했다. 한·중 FTA에서 연어, 새우, 굴, 대구 등 품목들의 관세가 철폐되거나 낮아질 예정이어서 주가를 끌어올리고 있는 것.
나이키, 아디다스 등 글로벌 브랜드에 주문자상표부착생산(OEM) 방식으로 납품하는 이스트아시아홀딩
[전병득 기자 / 오수현 기자 / 손동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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