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 기사는 11월 11일(11:16) '레이더M'에 보도 된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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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관투자자들 사이에서 조건부자본증권(코코본드) 투자 열기가 뜨겁다.
특히 최근 제도권 은행들이 발행한 코코본드는 같은 신용등급 일반 회사채에 비해 상대적으로 금리가 높고, 만기도 길어 최근 장기물을 선호하는 기관들이 경쟁적으로 투자를 집행하고 있다.
11일 투자금융(IB)업계에 따르면 광주은행이 1500억원 규모 상각형 조건부자본증권을 발행하기 위해 진행한 기관 수요예측이 흥행에 성공했다. 총 9개 기관투자자가 모집금액보다 800억원 가량 많은 2300억원 규모 '사자' 주문을 냈다.
광주은행이 제시한 공모 희망금리는 3.7%~3.9%다. 수요예측에 다수 기관이 참여하면서 최종 발행금리는 공모 희망금리 하단에 가까운 3.75%에 결정됐다. 발행금리가 공모 희망금리 하단에 가까울수록 채권 매수 수요가 많았다는 뜻이다.
코코본드는 특정한 조건이 발생하면 주식으로 '전환'되거나 '상각'되는 조건이 붙어 있는 채권이다. 국내에서는 일반적으로 만기가 10년인 후순위채에 상각 조건을 붙인 '후순위채형'과 만기가 30년 이상으로 긴 신종자본증권(영구채)에 상각 조건을 '신종자본증권형' 등 2가지 형태 코코본드가 선을 보였다. 기존 회사채에 비해 투자위험이 높기 때문에 신용등급은 1~2단계 낮지만 금리는 높아지는 구조다.
앞서 흥행에 실패한 JB금융지주 코코본드는 신종자본증권형태로 금리가 6.4%에 달했다. 제도권 금융회사가 발행하는 고금리 회사채라 관심이 높았으나 기관들이 투자하기에는 위험성이 높아 흥행에는 실패했다.
신종자본증권형을 외면한 기관들은 후순위채형 코코본드에는 높은 관심을 보이고 있다. 신종자본증권형보다 금리는 낮지만 위험성 측면에서 기관에게 적합하고 여전히 일반 회사채보다 높은 금리를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광주은행을 포함해 부산은행 전북은행 경남은행 코코본드는 신용등급 AA급에서 AA-급인 후순위채형이다. 대부분 3%대에서 발행금리가 형성됐다. 신용등급 회사채 발행금리보다 1%포인트 가량 높아 수요예측에서 높은 경쟁률을 보였다. 초저금리 시대로 접어들면서 10년 이상이면서 연 3% 금리를 보장하는 투자처를 찾기 어려운 상태라 장기 투자처를 찾는 기관들이 주로 투자에 나섰기 때문이다.
한 IB업계 관계자는 "상각 조건이 붙어 있어 위험이 높기는 하지만 제도권 금융회사가 발행한 채권이라 급격한 자본건전성 악화 가능성은 높지 않다는 점이 투자심리에 반영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광주은행 코코본드 신용등급은 'AA-급'후순위채형이다. 상각 조건은 금융기관이 감독당국으로부터 '부실금융기관'으로 지정되는 경우다. 이 경우 투자금 전액 손실이 발생한다.
[서태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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