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대표 드라마 제작사인 초록뱀이 홍콩 소재 배급 업체에 매각된다. 한·중 자유무역협정(FTA) 타결로 중국 엔터테인먼트 시장이 개방된 가운데 중국계 자본의 한국 엔터 시장 진입이 가속될 것으로 보인다.
13일 고현석 초록뱀 대표와 코스닥 상장사 에이모션은 보유하고 있던 초록뱀 주식 340만주를 홍콩 소재 주나인터내셔널에 오는 12월 26일 약 120억원에 양도하기로 했다고 이날 공시를 통해 밝혔다.
초록뱀은 또 주식 양수도 계약과 별도로 주나인터내셔널을 대상으로 보통주 677만9661주를 발행하는 제3자 배정 방식의 유상증자를 내년 1월 6일에 실시하기로 결정했다. 이를 통해 초록뱀이 조달할 수 있는 자금 규모는 운영자금 약 100억원이다.
초록뱀의 현재 주요 주주는 에이모션(19.77%), 고현석 대표(5.29%), 캠시스(7.19%)다. 이번 주식 양수도계약과 유상증자 실시가 마무리되면 초록뱀 최대주주는 기존 에이모션에서 주나인터내셔널로 내년 1월 7일에 변경될 예정이다. 주나인터내셔널의 초록뱀 지분율은 총 31.43%(1017만9661주)가 된다.
그간 소규모 지분투자나 합작사업 시도는 있었지만 중국계 자본이 드라마 제작사 경영권 직접 인수에 나선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주나인터내셔널은 중화권에 드라마를 제작·배급하고 한류 공연사업을 주요 사업으로
초록뱀은 드라마 ‘올인’ ‘주몽’, 시트콤 ‘하이킥’ 시리즈 등을 만든 드라마 제작사다. 최근에는 ‘고교처세왕’ ‘삼총사’ 등을 제작했다.
에이모션 관계자는 “경영효율성을 높이고 재무구조를 개선하고자 이번 주식 양수도계약을 체결했다”고 말했다.
[정지성 기자]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