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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3~14일 영국 런던에서 열린 슈로더 미디어콘퍼런스에서는 내년 글로벌 경제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나왔다. 미국과 아시아 일부 국가를 제외하고는 통화가치 하락과 역성장 가능성이 크다는 것. 이에 수조 원대 자산을 운용하고 있는 매니저들은 안정적인 수익형 상품으로 자산 조정이 시급하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콘퍼런스에는 월스트리트저널 파이낸셜타임스 닛케이 등 세계 주요 매체 기자 100여 명과 자산운용업계 관계자들이 참석해 내년도 투자전략에 대한 의견을 나눴다. 키스 웨이드 슈로더 수석이코노미스트는 “양적완화가 국내 소득 증가를 이끌지 못한 유럽과 일본은 통화가치가 하락하면서 침체에 접어들고 있다”고 말했다.
“미국이 내년 2분기 내에 금리 인상에 나설 것”이라고 전망한 웨이드 수석은 “아시아 신흥국들도 미국발 통화 리스크로 변동성이 커질 전망”이라고 덧붙였다. 불투명한 투자 환경에서도 수익을 내야 하는 펀드매니저들은 꾸준한 수익을 낼 수 있는 안정적 상품 비중을 높여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고배당 종목에 투자하는 글로벌 배당주 펀드와 전환사채 등 메자닌(주식 관련 채권) 자산 등이 대표적이다. 특히 글로벌 배당주 펀드를 주제로 한 소그룹 발표에는 예상보다 많은 참가자 30여 명이 몰려들면서 배당주 펀드에 대한 세계 각국의 관심을 증명했다.
이언 켈리 글로벌주식펀드 매니저는 “아시아 지역 고배당 주식은 미국 등 선진국에 비해 저평가돼 있다”며 “저금리 국면이 계속돼 배당률 4%가 넘는 종목의 재평가가 진행되면 자본이익을 동시에 누릴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주식시장 부침에 크게 흔들리지 않으면서 이자수익과 자본이익을 동시에 누릴 수 있는 전환사채도 유망 투자처로 꼽혔다. 마틴 퀼레 전환사채담당 매니저는 “주식시장이 마이너스를 기록할 때도 전환사채는 플러스 수익을 냈다”며 “이율에 비해 가격이 낮게 형성된 아시아 지역 전환사채 등 메자닌 채권이 미국 금리 인상의 영향을 최소화하면서 수익을 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참석자들은 내년에도 미국 증시의 선전이 계속될 것으로 내다봤다. 특히 올해 높은 성장세를 보인 바이오·헬스케어·IT 등이 내년에도 미 증시 상승을 견인한다는 예측도 나왔다. 웨이드 수석은 “미국의 고용지표가 연방준비위원회 예상보다 빠르게 호전되고 있다”며 “양적완화가 임금 상승으로 이어졌고 경기 회복에 긍정적 영향을 줄 것”이라고 말했다. 회복이 예상되는 이머징마켓에서는 자산의 옥석 가리기가 중요하다는 조언이 많았다.
앨런 콘웨이 이머징마켓주식부문 대표는 “수출 중심 국가들이 미국 내수경기 회복을 등에 업고 내년 글로벌 평균을 앞서는 성장세를 보일 것”이라며 “한국 대만은 통화 변동성에도 전망이 밝지만 올해 좋았던 인도 등 국내 정치 변동성이 큰 곳은 우려가 많다”고 말했다.
레미 애즈월 멀티에셋(다중자산) 펀드 매니저는 “신흥국 개별 상황을 잘 분석하면 위험 대비 높은 이익을 얻을 수 있는 ‘체리피킹’ 기회가 있을 것”이라고
내년 중국과 일본 시장에 대해서는 우려의 목소리가 지배적이었다.
웨이드 수석은 “중국 성장률과 함께 움직이는 마카오 카지노 수익이 올 들어 급감해 최근 10년간 최저 수준”이라며 “양적완화에도 가계 수익은 제자리걸음을 하는 일본도 어려울 것”이라고 전망했다.
[런던 = 석민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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