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SCI 한국 지수 편입이라는 호재를 만난 삼성SDS와 삼성SDS의 2대 주주인 삼성물산은 표정관리에 들어갔지만 삼성중공업과 삼성엔지니어링은 이틀째 약세를 보였다.
20일 삼성SDS 주가는 전날보다 2만7000원(7.28%) 오른 39만8000원에 장을 마감했다. 장중 40만원에 도달했지만 차익실현 매도세가 몰리면서 공방 끝에 한 발짝 물러섰다. 삼성SDS 지분을 17.1% 보유하고 있는 삼성물산도 이날 반등에 성공했다. 전날보다 1600원(2.35%) 오른 6만9800원에 거래를 마친 것.
삼성물산의 경우 영업가치와 자산가치가 동시에 극대화되고 있어 지금이 매수할 타이밍이라는 주장이 나오고 있다. 핵심 해외 건설 현장들이 본궤도에 오르면서 원가율 현실화에 따른 수익성 개선이 가시화되고 있다는 것. 특히 지난 3분기에는 삼성그룹 내 공사 매출액이 급감했음에도 삼성물산 건설 부문 영업이익이 1440억원을 기록하면서 전년 동기(990억원)보다 45%나 증가했다. 이선일 아이엠투자증권 연구원은 “4분기 건설 부문 영업이익이 전년 동기보다 60.6% 증가한 1645억원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상사 부문도 저마진 중개무역 위주에서 탈피해 고마진 품목 중심으로 재정비됐고, 대표적 개발형 사업인 ‘캐나다 온타리오 재생에너지’ 프로젝트도 결실을 맺기 시작하면서 수익구조가 한 단계 레벨업됐다는 평가다. 이 연구원은 “분기별 영업이익 기준으로 100억원대도 자신할 수 없는 구조에서 기본적으로 300억원대는 가능한 구조로 변모했다”고 분석했다.
가장 유심히 봐야 할 부분은 삼성물산이 보유하고 있는 관계사 지분가치다. 20일 종가 기준으로 삼성물산이 보유하고 있는 삼성SDS 지분가치는 5조3000억원 수준이다. 현재 삼성물산이 보유하고 있는 삼성SDS 지분가치가 주당 6만9307원씩 총 9159억원으로 장부에 반영돼 있음을 감안하면 삼성SDS 지분 보유에 따른 미실현차익은 4조3573억원에 달한다. 삼성물산은 삼성SDS 외에도 삼성전자(4.06%) 제일기획(12.64%) 등 관계사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이를 모두 합하면 관계사 지분 순자산가치는 약 13조7000억원인데, 삼성물산의 시가총액은 20일 종가 기준으로 10조9000억원에 불과하다.
지난 일주일 동안 삼성물산 주가는 11%나 하락했다. 삼성중공업과 삼성엔지니어링의 합병 무산에 따른 삼성물산의 삼성엔지니어링 인수·합병, 혹은 증자 등을 통한 자금지원 가능성에 대한 우려 때문이었다는 평가다. 그동안 삼성물산은 삼성그룹 내 건설 사업을 영위하는 회사(삼성중공업, 삼성엔지니어링)와의 합병 논란이 있어 왔다.
윤석모 삼성증권 연구원은 “삼성중공업 및 삼성엔지니어링과의 합병은 시장 상황에 따라 재추진의 가능성이 열려 있는 데다 해양플랜트 분야 글로벌 경쟁력을 확보해 양사의 시너지 창출을 위한 협업이 지속될
이날 삼성엔지니어링 주가는 전날보다 600원(1.12%) 하락한 5만3000원에 거래를 마쳤다. 박상연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저마진 프로젝트 비용이 4분기 실적에 반영될 것이라는 우려가 있어 당분간 주가가 오르긴 힘들 것”이라고 내다봤다.
[용환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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