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말 민간 분양가상한제 폐지를 담은 주택법 개정안 등 부동산 3법이 국회를 통과하면서 을미년 새해 부동산시장에 대한 기대가 커지고 있다. 전세금은 치솟고 저금리에 마땅한 투자처를 찾지 못한 자금이 부동산시장에 유입될 만한 환경이 어느 정도 조성됐다는 평가다. 이와 관련해 주택업계 관계자는 “서울에선 학군과 지하철 노선만 잘 알아도 부동산 투자에 실패하지 않는다”며 “학군과 교통이 좋은 지역 아파트는 실거주 용도로도 제격”이라고 말했다.
전문가들이 이구동성으로 가장 먼저 지목하는 노선은 서울지하철 9호선이다. 9호선은 2009년 개화~신논현 구간이 1단계로 개통했고, 오는 3월 신논현~종합운동장 구간이 2단계로 뚫릴 예정이다. 2단계 구간이 개통되면 김포공항에서 코엑스·잠실운동장까지 급행을 타고 한 번에 갈 수 있다.
부동산업계 관계자는 “9호선 2단계 구간이 개통되면 강서·동작에서 잠실까지 접근성이 크게 개선된다”며 “마곡 주민들도 내년에는 한 번에 지하철을 타고 잠실에 가서 야구 경기를 관람할 수 있다”고 전했다.
코엑스와 잠실운동장 일대는 9호선 연장 개통에다 박원순 서울시장이 국제교류복합지구로 개발한다는 강한 의지가 있어 2020년대 서울에서 가장 중요한 지역으로 부상할 전망이다.
정부와 서울시의 신분당선 연장 계획에도 이목이 집중된다. 현재 강남에서 정자까지 연결된 신분당선은 2016년 초 광교신도시까지 연결되고 2019년에는 수원 호매실택지지구로 이어진다.
신분당선이 정자에서 광교까지(12.8㎞) 개통되면 강남역에서 광교는 30분 거리로 줄어든다. 정자에서 광교까지는 15분이면 갈 수 있다. 이 때문에 지난해부터 광교 부동산시장은 강남과 분당에서 온 투자자들과 실수요자들로 들썩였다. 광교 3.3㎡당 집값은 이미 분당을 넘어섰다.
개발업체 관계자는 “광교는 호수공원 주변으로 49~50층 랜드마크급 단지가 줄줄이 들어서고 있다”며 “신분당선 개통 전에 매수하거나 분양받는 게 가격적인 측면에서 유리할 것”이라고 조언했다.
신분당선은 아래로 호매실지구까지 연결되고 위로는 일단 신사까지 연결될 것으로 보인다. 신사에서 용산까지 구간도 정부와 서울시 사이 비용 분담 문제만 해결되면 내년께 확정될 전망이다.
용산에서 강남역까지 15분도 안 걸리기 때문에 국제업무지구 계획 무산으로 침체된 용산 부동산시장에 호재가 될 수 있다.
강남부터 용산까지 연결되는 신분당선을 동빙고에서 분기해 삼송까지 연장하는 방안도 현재 검토 단계다. 서울시는 사업비를 절감하고 시공기간을 단축하기 위해 GTX(수도권광역급행철도), A노선(일산 킨텍스~삼성)과 신분당선 서북부 연장 노선을 조정해 도심부 일부 구간 노선을 같이 사용하는 방안을 지난해 11월 정부에 제안한 상태다.
서울시 관계자는 “신분당선 서북부 연장 노선이 확정되면 은평뉴타운에서 종로3가까지 24분이면 도착할 수 있다”며 “삼송에서 삼성까지 한 번에 갈 수 있는 것도 출퇴근하는 직장인들에게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해 수도권 분양시장을 주도한 위례신도시는 서울시가 추진하는 경전철사업 수혜를 기대하고 있다. 위례 입주민들의 가장 큰 관심은 위례부터 신사까지 연결되는 위례신사선이다. 위례에서 코엑스까지 10분 안에 도착할 수 있다. 아직 위례신사선 개통 시기는 불투명하다.
국토교통부는 올해 초 위례신사선 기본계획을 승인할 예정이지만 민간투자사업으로 진행되는 만큼 사업자 선정 시기에 따라 개통은 유동적일 수밖에 없다. 현재로선 2021년 개통 예정이다.
위례신도시 안을 관통하는 위례선 경전철 상황도 마찬가지다. 5호선 마천역부터 8호선 우남역까지 트램으로 연결하는 총연장 5.44㎞ 노선으로 올해 초 국토부가 기본계획을 승인하면 사업비 1800억원은 민자를 유치해서 조달한다는 방침이다.
서울시는 2017년 개통을 계획 중이지만 확정되지는 않았다.
서울시가 노원구 창동과 상계동 일대에 민자를 유치해 초고층으로 복합 개발하겠다고 밝히면서 이 일대 부동산에 대한 관심도 뜨겁다.
게다가 1·4호선 환승역인 창동역은 ‘KTX 동북부
서울시 관계자는 “의정부에서 출발해 창동, 청량리를 지나 삼성, 수서까지 이어지는 KTX 동북부 연장 노선을 국토부에 건의해 협의 중”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올 초 제3차 국가철도망 구축계획에 반영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문지웅 기자]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