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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기사는 12월 30일(16:18) '레이더M'에 보도 된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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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준기 동부그룹 회장이 대표이사를 맡아 직접 경영하고 있는 동부메탈이 내년 심각한 현금부족에 봉착할 것으로 보인다. 내년 상반기 부채 상환에 적신호가 켜지면서 최근 B+급이였던 신용등급도 추가로 하락했다.
30일 나이스신용평가에 따르면 지난 29일 동부메탈 신용등급은 기존 B+등급에서 B-급으로 두 단계 하향 조정됐다. 신용등급이 한 번에 2단계 이상 하향 조정되는 것은 흔치 않은 사례다. 이는 동부메탈이 당장 내년 만기 도래하는 부채를 적기에 상환할 수 있을지 여부가 불투명해졌다는 뜻이다. 신용등급 B-은 회사가 장래 기업 존속가능성을 장담하기 어려운 상황까지 내몰렸다는 의미다. 동부그룹이 경영권을 상실해 산업은행으로 넘어간 동부제철의 신용등급이 동부메탈과 같은 B-급이다.
나이스신평은 동부메탈 신용등급 전망을 '부정적 관찰대상'에 올렸다. 일반적으로 신용등급이 부정적 관찰대상에 오르면 추가 신용등급 하락 가능성이 커진다. 현재 신용등급이 한 단계 더 하락하는 경우 동부메탈은 CCC급으로 내려가게 된다.
나이스신평은 "동부메탈 현금창출 능력이 크게 떨어져 있어 자체적인 부채 상환이 가능할 지 불확실하다"며 "워크아웃 등 강도 높은 구조조정 가능성이 높아진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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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회사가 활용 가능한 자금은 내부 현금 48억원을 포함해 현금화가 가능한 단기투자자산과 대여금 83억원 등 총 131억원에 그치고 있다. 현재 상태로는 당장 다음 달 만기 도래하는 부채 상환 여부가 불투명한 상황이다.
동부그룹측은 "일단 1월 만기 회사채는 4분기 영업으로 벌어들인 돈 등으로 자체 상환할 예정"이라며 "이후 만기에 대해서는 대응계획을 수립 중"이라고 밝혔다.
문제는 남은 부채 상환을 위해 선택할 수 있는 카드가 마땅하지 않다는 점이다.
현재 신용등급으로는 회사채 발행 등을 통한 외부 투자자금 유치는 현실적으로 어렵다. 지난 3분기까지 영업활동을 통해 벌어들인 현금이 101억원 수준이라 급격한 실적개선이 나타나지 않는 이상 영업을 통한 부채상환을 기대하기 어려운 실정이다.
전문가들은 결국 동부그룹 계열사가 자금을 지원하거나, 오너 일가가 동부메탈에 추가로 사재를 출연해야 할 것으로 보고 있다.
현재 동부메탈 최대주주는 동부하이텍(31.62%) 동부인베스트먼트(31%)다. 이 중 동부인베스트먼트는 김 회장이 설립한 특수목적회사(SPC)다. 앞서 김 회장은 동부인베스트먼트를 통해 동부메탈 지분을 매입하는 방식으로 자금을 지원했다.
동부그룹은 구조조정의 일환으로 동부메탈 매각을 추진해 왔다. 과거 1조원 넘는 금액으로 인수하겠다는 희망자가 있었을 만큼 우량한 회사였다. 그러나 급격한 실적 악화에 따른 기업가치 하락으로 새로운 주인을 찾지 못해 매각이 사실상 불가능해진 상태다. 일단 동부그룹에서는 동부메탈 경영을 정상화한 뒤 2016년경 재매각을 추진할 방침이다.
[서태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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