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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기사는 1월 8일(18:30) '레이더M'에 보도 된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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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이스신용평가가 은행업과 증권업, 캐피탈업, 저축은행 등 금융업종 신용등급 전망에 옐로카드를 꺼내들었다. 저금리 장기화로 수익기반이 취약해져 현금 창출능력이 급격히 떨어지고 있다는 점 때문이다.
나이스신용평가는 8일 여의도 금융투자교육원에서 '제1차 2015년 나이스신용평가 포럼'을 열어 올해 국내 주요 산업별 신용등급 전망에 대해 발표했다.
이 자리에서 나이스신용평가는 은행업과 증권업, 캐피탈(할부금융)업, 저축은행 업종은 산업위험 등급을 '부정적'으로 평가했다. 특히 은행업 산업위험에 대해 부정적 평가의견을 내린 것은 국내 신용평가사로서는 나이스신용평가가 처음이다.
나이스신용평가는 국내 경제 저성장 기조가 고착화되면서 은행업의 근본적인 성장을 기대하기 어려워졌다고 진단했다. 구조적인 저성장이 저금리 장기화로 이어지고 은행들 근본적인 이익기반도 약해지고 있다는 것.
현재 기업 여신과 가계 부채는 은행업 자산건전성을 떨어뜨릴 수 있는 단계까지 와있다는 게 나이스신용평가의 시각이다. 철강회사나 조선, 석유화학 등 은행으로부터 대규모 자금을 빌리는 이른바 '중후장대 산업' 경쟁력이 취약해지고 있는데다, 최근 몇 동안 폭발적으로 늘어난 가계부채는 언제 터질지 모르는 '시한폭탄'이 됐다.
나이스신용평가는 올해 시장금리도 오름세 보다는 하락세를 보일 가능성이 크다고 전망했다. 이혁준 평가전문위원은 미국 경기가 회복세를 보이면서 금리인상론이 나오고 있지만 국내는 가계부채 부실 우려가 있어 정책당국이 금리인상을 결정하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며 올해 기준금리도 내년과 같은 2%로 유지될 가능성이 높은데, 방향을 따지면 상승보다는 하락쪽에 무게를 두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날 나이스신용평가는 한국씨티은행과 한국스탠다드차타드(SC)은행 등 외국계 시중은행 신용등급 하향 가능성을 언급했다.
이혁준 위원은 올해 하반기까지 두 은행이 특정조건(트리거)을 만족하지 못하는 경우 신용등급을 'AA+급'으로 하향 조정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나이스신용평가는 증권업종 신용등급에 대해서도 어두운 전망을 냈다. 최근 국내 주식거래량 자체가 줄어들면서 위탁매매(브로커리지) 수익성 악화가 지속되고 있기 때문이다. 안전자산 선호 현상이 고착화되면서 주식시장이 정체되고, 국내 경기가 둔화되면서 자본시장 위축 추세가 이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금융업종 가운데서는 생명보험 업종만이 '긍정적'평가를 받았다. 나이스신용평가는 고령화 시대에 진입한 투자자들 투자성향이 보수화되는 측면이 있어 생명보험업종은 다른 금융기관에 비해 성장성이 높다고 평가했다.
금융업종 이외에 다른 제조업과 서비스업도 대부분 '부정적'또는 '중립적' 평가를 받았다. 정유업과 석유화학 업종은 최근 국제유가 하락으로 장기적인 수익성 악화가 불가피하다는 분석이 나왔다.
장호준 수석연구위원은 근본적으로 글로벌 경기가 정체되면서 석유제품 수요가 줄어들고 있다며 반면 중국과 중동지역 경쟁업체들 설비증설 공급량은 늘어나고 있어 마진 개선을 기대하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건설업은 지난해에 이어 올해에도 부진의 늪에서 빠져나오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건설사에 대한 투자기관들 심리가 여전히 악화돼 있어 차환이나 신규발행 등 자금조달은 올해도 쉽지 않을 전망이다.
[서태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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