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마켓리더에게 듣는다 ⑤ 정상기 미래에셋자산운용 부회장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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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펀드운용 대가 중 한 명인 정상기 미래에셋자산운용 부회장은 13일 매일경제와 인터뷰하면서 올해 화두로 글로벌 자산 배분을 꼽았다. 세계 경제가 저금리·저성장의 ‘뉴노멀’ 시대로 접어들면서 국내시장에서 지수를 따라 투자하는 것은 수익을 내기 힘들다는 판단에서다.
정상기 부회장은 “국내 주식은 헬스케어·모바일·신성장 소비 등 구조적 성장이 가능한 섹터와 주주 친화적 종목에 집중하고 해외는 중국을 중심으로 한 신흥 아시아 국가를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올해 증시 전반에 대해서는 불확실성이 커질 수 있다는 우려를 내비쳤다. 그는 “지난해 상장기업의 자기자본이익률(ROE)이 5.1%에 그쳤는데 글로벌 금융위기(5.9%) 때보다 낮은 수치”라며 “올해 영업이익이 19% 성장할 것이라는 시장 전망치도 조정 과정을 거칠 것”이라고 내다봤다.
대외 변수로 인한 수출 불확실성과 내수 부진이 올해에도 크게 개선되지 않을 것이란 이유에서다. 자산 배분을 강조하는 데에도 이 같은 국내 상황이 배경으로 작용했다.
‘인디펜던스’ ‘디스커버리’ 등 국내 주식형 펀드로 2000년대 중반 ‘펀드붐’을 일으킨 주인공인 미래에셋은 글로벌 운용사로 탈바꿈했다. 글로벌 자산 배분 역량 강화 작업이 이제는 결실을 거두고 있다는 게 정 부회장의 설명이다.
정 부회장은 “지난해 미래에셋이 운용하는 15개 해외 펀드가 글로벌 펀드평가사 모닝스타에서 최고 등급을 받았다”며 “국내에서는 해외 펀드를 직접, 제대로 운용해 투자자의 부를 늘리고 해외에서는 아시아를 대표하는 운용사로 자리매김하는 것이 목표”라고 말했다.
미래에셋자산운용은 지난해 12개 해외법인의 현지 설정펀드 잔액이 80억달러를 돌파했다. 아시아그레이트컨슈머펀드 등의 상품이 히트를 치면서 해외에서 이미 아시아 대표 펀드로 떠올랐다.
올 한 해 해외 부동산과 기업 인수·합병(M&A) 등 대체투자 비중 확대에도 박차를 가할 계획이다. 미래에셋은 지난해 미국 워싱턴DC 소재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가 입주한 건물을 사들였고 2013년에도 호주 시드니 포시즌스호텔과 미 워싱턴 오피스빌딩 등 주요 도시 부동산을 인수했다. 내년에는 아큐시네트의 뉴욕 증시 상장도 추진한다는 계획이다.
특히 시드니 호텔과 같은 투어리즘 테마를 부동산 투자의 키워드로 꼽았다. 그는 “시드니 포시즌스는 연 7% 수익을 내고 있고 현재 객실 가동률도 상당히 높다”며 “파이낸셜타임스에 따르면 중국 국민의 여권보유율은 4%에 그친다. 남은 96%가 향후 어디로 갈지 전망하고 투자한다면 수익이 따라올 것이다”고 말했다.
정 부회장은 “통화 절하로 투자 매력이 높아진 일본 지역과 미국 본토 주요 부동산을 끊임없이 찾아다니고 있어 올해에도 지난해 이상의 성과를 낼 수 있을 것”이라며 “아큐시네트 인수 이후 해외에서도 역량을 인정받으며 좋은 매물을 많이 접하는 선순환 구조로 접어들었다”고 말했다.
이어서 정 부회장은 “운용사에 대한 NCR 규제가 폐지되면서 채권발행 등을 통해 자금조달에 속도를 내 투자 역량을 더 키우겠다”며 “우리의 목표는 ‘블랙록’과 같은 글로벌 종합자산운용사가 되는 것”이라
■ 정상기 부회장은…
△1960년 전남 순천 출생 △전남대학교 경영학과 △한양대학교 경영학 석사 △1998년 미래에셋자산운용 관리본부장 △2001년 미래에셋투신운용 대표이사 △2005년 미래에셋맵스자산운용 대표이사 △2012년 미래에셋자산운용 대표이사
[석민수 기자 / 사진 = 이승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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