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초부터 유가 하락과 그리스발(發) 악재가 이어지면서 침체된 코스피 시장과 달리 코스닥 시장은 상승세를 타고 있다.
한층 개선된 투자 심리로 다른 달보다 주가가 많이 오른다는 '1월 효과'가 코스피 시장보다 코스닥 시장에서 톡톡히 발휘하고 있다는 의미다.
14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코스닥 지수는 올해 들어 지난 13일까지 단 이틀을 제외하고 매일 올랐다. 수익률로 따져보면 5.08%나 된다.
지난 12일 575.76으로 마감한 코스닥 지수는 지난해 9월 26일(577.66) 이후 100여일만에 최고치를 나타냈다. 시가총액 또한 연일 사상 최대치를 경신, 같은 날 151조원을 넘어섰다.
앞서 7일에는 거래대금이 3조원을 돌파해 주목을 받았다. 지난해 하루 평균 거래대금이 1조9700억원이었던 점을 고려하면 두배 가까이 거래대금이 뛴 셈이다.
이처럼 상승세에 힘입어 각종 기록을 새로 쓰고 있는 코스닥 시장과 달리 코스피 시장은 1900선을 오르내리며 연일 불안한 장세를 보이고 있다.
이미 올해 예상 코스피지수 밑단이던 1880선은 지난 6일 장중에 무너졌고 7일에도 연이어 장중 1876.27까지 떨어지 신년 최저가를 기록했다. 국제 유가 급락과 그리스의 유로존 탈퇴 가능성 등이 제기되면서 하락세를 거듭하는 모양새다.
이처럼 코스피 지수와 코스닥 지수의 엇갈린 행보에 대해 전문가들은 코스닥 시장에서 1월 효과 기대감이 더 크기 때문이라고 분석한다. 코스닥 시장은 코스피에 비해 기업의 실적이 주가에 미치는 영향력이 상대적으로 적어 1월 효과 기대감이 크고, 실제 그 효과도 톡톡히 발휘된다는 것.
언제 박스권을 탈출할 수 있을지 모를 코스피 시장과 달리 외국인과 기관의 수급 개선세가 뚜렷한 코스닥 시장의 모습은 이같은 분석을 잘 뒷받침해준다.
실제로 대신증권에 따르면 2001년부터 2014년까지 1월 코스피 월평균 수익률은 3%에 미치지 못하지만 코스닥 월평균 수익률은 6%를 웃도는 것으로 나타났다.
오승훈 대신증권 투자전략팀장은 "2001년부터 2014년까지의 월별 수익률 통계를 보면 코스닥 및 소형주의 1월 평균 수익률이 월등히 좋았다”고 설명했다. 즉, 일반적으로 1월 효과는 코스닥 및 소형주의 상대적 강세현상을 의미한다는 얘기다.
오 팀장은 이어 "코스피는 1월 효과란 특이성이 나타난다기보다는 전체적으로 11월 매수, 5월 매도의 계절성이 더 뚜렷했음을 알 수 있다”고 덧붙였다.
한범호 신한금융투자 수석연구원 역시 "최근 10년간 1월에 코스닥 지수가 코스피를 아웃퍼폼한 사례가 8번이며, 1월 평균 초과수익률도 3.4포인트%”라며 "특히 2013년과 2014년에는 코스닥지수의 1월 초과 수익률이 각각 3.8%포인트와 5.1%포인트로 확대됐다”고 강조했다.
1월 효과의 여세를 몰아 중소형주를 지지하는 정부 정책은 코스닥 시장에 더욱 훈풍을 불어넣는다.
지난 12일 집권 3년차를 맞이한 박근혜 대통령은 신년사를 통해 경제성장의 돌파구를 마련하기 위해 벤처기업 육성책을 마련했다. 특히 제조업 혁신 3.0전략을 통해 사물인터넷, 3D프린팅, 빅데이터 등을 미래 성장동력으로 육성할 뜻을 밝혔다.
한 수석연구원은 "향후 경제 혁신 정책이 추진되는 과정에서 관련 코스닥 종목들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며 "단순한 테마 형성이라기 보다는 긴 시각에서 챙겨둬야 하는 종목들이라고 판단한다”고 말했다.
[매경닷컴 방영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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