급물살을 타던 하나·외환은행간 조기 통합협상이 교착상태에 빠졌다. 이에 따라 이달 중으로 마무리될 예정이던 금융당국의 예비인가 승인이 다음달로 미뤄질 가능성이 높아졌다.
23일 금융권에 따르면 하나금융지주가 지난 19일 일방적으로 예비인가 승인신청서를 제출한 뒤 사측과 외환은행 노동조합간 대화가 중단되는 등 노사 갈등이 재점화, 통합협상이 원점으로 되돌아 갔다.
외환은행 노조는 두 은행의 조기통합이 부적절하다는 주장까지 펴며 하나금융과 외환은행을 상대로 ▲합병인가 신청 ▲합병관련 주주총회 ▲하나은행과의 직원간 교차발령 등 2.17 합의서 위반행위의 잠정적인 중지명령을 요구하는 가처분 신청을 법원에 제출했다.
노조 관계자는 "하나금융이 경영실패의 책임을 반성하지 않고 외형 확대에만 중점을 두고 조기통합을 추진하고 있다”며 "모뉴엘사태와 KT ENS 사태가 조기통합에 법적 걸림돌이 될 수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이어 "김한조 외환은행장 등이 부실기업에 대한 대출허가로 하나은행과 외환은행의 관련 임직원 제재가 가해질 가능성이 높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외환은행측은 "모뉴엘 관련 해외 수출채권 매입거래는 2010년 9월부터 시작돼 김한조 행장의 기업그룹사업장 부임 이전부터 거래를 하고 있었다"고 말했다.
이어 "은행의 여신 취급 프로세스상 여신심사를 담당하는 여신본부와 마케팅본부 등이 별도의 역할을 수행하고 있어 사업그룹장의 단독 판단에 의해 여신지원이 가능치 않은 구조"라고 설명했다.
또 업계 일각에서는 두 은행간 무리한 IT통합에 대한 우려도 제기되고 있는 상황이다.
장낙환 전 삼성 SDS SIIE센터 전문위원은"10월 9일로 잡힌 IT통합안은 일정상 무리한 면이 있다”고 강조했다. 주계약자 없이 진행되는 통합에 IT업계가 우려를 표하고 있는 것이다.
금융당국 관계자는"오는 28일 예정된 금융위원회 정례회의에서 하나·외환은행간 조기통합 승인 건은 상정되지 않을 것 같다”며"지난 19일 조기통합 예비인가 신청서가 접수된 만큼 세부심사에 걸리는 시간이 물리적으로 부족하다”고 밝혔다.
이달 28일 금융위원회 정례회의에서 하나은행과 외환은행 통합 예비인가 건이 상정되지 않을 것으로 보임에 따라 관련 안건은 다음달 11일 정례회의에서 논의할 것으로 관측된다.
이에 따라 두 은행간 합병기일이 당초 3월 1일에서 4월로의 변경이 불가피할 것이라는 게 금융권의 시각이다. 앞서 하나금융은 하나·외환은행 합병기일을 2얼 1일에서 3월 1일로 연기한 바 있다.
외환은행장은 이와관련 오늘 중으로 노동조합에
김한조 은행장은 이날"노조가 하나·외환은행 예비인가 신청에 대해 반감을 갖고 있지만 오늘 노조측에 협상을 제의할 것”이라며 "금융위의 예비인가 문제는 절차대로 진행, 노조와의 협상도 지속할 것”이라고 말했다.
[매경닷컴 류영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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